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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귀중한 역사 유산인데…북한산 암각문 훼손 심각

<앵커>

3·1운동 당시 상황을 적은 기록물이 훼손되고 있는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의정부 지국 서쌍교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산 백운대 정상 암반에 3·1 독립만세 운동 당시의 정황을 담은 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식민지배의 울분을 영원히 잊지 말자는 뜻으로 한 독립운동가가 바위에 새긴 건데 안타깝게도 원형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해발 836m 백운대에는 사시사철 태극기가 펄럭입니다. 태극기 아래 거대한 암반에 3·1 독립만세 운동 암각문이 새겨져 있습니다.

1919년 2월 10일 경성의 최남선이 독립선언서를 작성하고, 1919년 3월 1일 해주 수양산 출신의 정재용이 탑골 공원에서 독립만세를 선창했다는 내용입니다.

이 정재용 선생이 2년 6개월의 옥고를 치른 후 1920년 중후반에 끌과 망치를 이용해 직접 새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동일/고양시 문화재 전문위원 : 3·1운동의 의미를 바위에 새기고 그 당시에는 처절하게 만세를 불렀을 것입니다.]

암각문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새긴 7줄, 일흔 석 자로 가로 150, 세로 270cm의 면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암각문이 언제부턴가 육안으로는 문을 알아보기 어렵게 변했습니다. 경성부· 청진정· 육당· 최남선· 경인생·해주· 정재용· 병술생 등의 글자는 사라져 버렸고, 나머지도 알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등산객으로 인한 훼손을 막기 위해 암각문 주변으로 나무 펜스와 간판을 세웠지만 너무나 형식적인 조치에 불과합니다.

[이상구/서울 송파구 66세 : 겨울에 눈바람치고 얼었다 녹았다 하고 징(아이젠) 신고 올라와서 밟고 하면 금방 훼손될 것 같아요.]

북한산 백운대 암각문은 100년 전 3·1운동의 정신이 태극기와 함께 남은 유일한 역사 문화유산으로 꼽힙니다.

백운대는 수도권에서 등산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 중의 명소입니다. 귀중한 역사 유산과 최고의 명승지를 조화롭게 관리하는 특단의 대책이 절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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