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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의혹' 이해영 감독, 아웃팅 당해…미투의 부작용?

'성추행 의혹' 이해영 감독, 아웃팅 당해…미투의 부작용?
이해영 감독이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며 아웃팅 당했다.

지난 4일 한 누리꾼은 디시인사이드 영화 갤러리에 "2012년 8월 저와 썸 관계였던 A감독, A의 전 애인인 B감독, 그리고 A의 지인의 애인인 의사 C와 정동진으로 여행을 갔습니다. 그곳에서 B와 C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두 사람이 저를 강제로 눕히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성추행을 당했습니다. 제가 "씻고 하자"라고 핑계를 대고 도망쳐나왔다"라고 덧붙였다.

누리꾼은 "그 당시엔 A와의 관계를 좋게 만들고 싶은 마음에 아무 내색도 못했다. 그러나 A와의 관계 악화로 인한 우울증에 여러번의 자살시도를 할 정도였다"면서 "심각했던 우울증을 그나마 많이 호전시킬 수 있던 건 밖으로 제 생각을 꺼내놓는 것이다"라고 폭로를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또한 "이성 간일 거라는 고장관념을 깨라"는 댓글도 달아 자신이 지목한 남성들 모두 동성임을 암시했다. 

이 중 게시자 지목한 B감독은 '천하장사 마돈나', '경성학교' 등을 만든 이해영이었다. 이해영 감독은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올라오고 논란이 확산되자 "저는 성수자입니다"라고 고백했다.

이는 사실상 아웃팅(성소수자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에 대해 본인의 동의 없이 밝히는 행위)이다. 이해영 감독은 "게시자는 약 2년 전부터 저의 성 정체성과 인지도를 약점으로 이용해 지속적인 협박을 해왔다.”면서 “그는 제 지인과의 결별 이후, 저와 지인들에게 극단적인 방법을 동원한 협박과 허위사실을 담은 언어폭력을 가해왔다. 개인적인 피해를 넘어, 공적인 명예가 실추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고 토로했다.

이어 "제 의사와 무관하게 성 정체성이 밝혀지고 허위 사실 유포로 인해 저의 명예가 실추되는 상황을 간과하지 않겠다.”면서 “그동안 받아온 협박과 정신적 피해에 대한 증거자료를 바탕으로 강력한 법적 대응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서지현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미투 운동은 문화·예술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서 조재현, 조민기, 최일화, 오달수 등의 배우들에게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데 이어 상업영화 연출자로는 처음으로 이해영 감독이 의혹에 휩싸였다.

이해영 감독은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의 성정체성이 아웃팅되는 피해를 입었다. 의혹 제기만으로도 아웃팅이 된 예외적인 경우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익명의 네티즌이 올린 성추행 폭로글은 현재는 삭제된 상태다. 삭제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SBS funE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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