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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값 못하는 고급 SUV…'출고 보류'에도 버젓이 판매

<앵커>

2억 원이나 하는 고급 수입 SUV가 오르막길에서 제 속력을 내지 못하고 연기까지 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본사가 문제의 모델을 출고를 보류했는데도 판매상들이 버젓이 소비자에게 차를 넘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고정현 기자가 기동취재했습니다.

<기자>

계기판에 분당 엔진 회전수는 올라가는데도 차량은 좀처럼 속력을 내지 못합니다.

[레인지로버 운전자 : 풀 악셀이야. 지금. 가속페달 최대한 밟은 거야? 풀 악셀인데 이것 밖에 안가.]

같은 모델인 이 차도 주차장 오르막길을 힘겹게 오릅니다. 모두 고급 SUV인 랜드로버사의 2017년식 레인지로버 디젤 모델입니다.

국내에서 2억 원 정도에 팔리는데 공교롭게도 지난해 12월 이후 출고된 차량에서 비슷한 문제가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계기판에 제한된 성능이라는 경고등이 뜨며 차가 제 속력을 내지 못하는 겁니다.

[A 씨/피해자 : 더 이상 속도가 안 올라가게 되니까 뒤차들이 경적을 울리거나 오르막길에서 (시속) 7~10km밖에 속도가 안 나더라고요.]

이런 거북이 현상을 호소한 레인지로버 소유주만 20여 명입니다.

문제가 불거지자 랜드로버 본사는 해당 모델을 지난달 중순부터 한 달여간 출고 보류를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이 기간 일부 판매상은 소비자에게 문제의 모델을 넘겼고 그 차에서는 새로운 문제까지 발견됐습니다.

[B 씨/피해자 : 한 번 19km 운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 엔진룸은 녹슬었고 배기가스 냄새나고 연기가 나는데, 알고 보니 출고 보류 기간에 판매된 차다….]

판매상은 뒤늦게 피해자 중 몇몇만 비밀 유지를 조건으로 환불이나 교환을 해줬습니다.

랜드로버 본사는 기록적인 한파를 탓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오작동으로 속력이 나지 않고 연료 예열 장치에서 연기가 난 거라면서도 인체에 무해한 연기라고 주장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배문산, 영상편집 : 이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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