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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유착 취재 기자 피살 슬로바키아 정치권 논란 확산

정경유착의 검은 고리를 취재하던 기자가 살해된 뒤 슬로바키아 정치권으로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로베르토 피코 총리의 측근인 마레크 마야리치 문화부 장관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인들과 마피아 조직의 연루 의혹을 취재해왔던 슬로바키아 기자 잔 쿠치악(27)은 이달 25일 수도 브라티슬라바 근교 벨리카마카의 집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람은 각각 가슴과 머리에 총을 맞고 숨졌다.

경찰은 우발적 범행이 아닌 계획된 살해로 보고 수사에 나섰다.

마야리치 장관은 "문화부 장관으로서 재임 기간에 언론인이 살해됐다는 것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다"라고 말했다.

슬로바키아에서 언론인 피살 사건이 일어난 것은 처음이다.

쿠치악은 숨지기 전까지 슬로바키아 내에서 활동하는 이탈리아 마피아와 피코 총리 측 인사들의 연결 고리를 집중적으로 파헤쳐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쿠치악이 기사를 보냈던 슬로바키아 인터넷 언론(aktuality.sk)은 28일 그의 미완성 마지막 기사를 공개했다.

이 기사에는 이탈리아 3대 마피아 조직인 '은드란게타'가 슬로바키아에서 추진한 사업과 피코 총리의 측근 인사, 관료들이 이 마피아 조직에 연루돼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었다.

피코 총리는 측근과 관료들이 마피아와 연루돼 있다는 쿠치악의 기사 내용과 관련해 의혹을 부인했다.

야당은 경찰청장과 내무장관의 사퇴도 촉구하면서 브라티슬라바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학생들도 내달 2일 슬로바키아 곳곳에서 쿠치악을 추모하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작년 10월 몰타 정치인들과 유력인사들의 부패, 범죄조직을 탐사 보도했던 다프네 카루아나 갈리치아 기자가 차에 설치된 폭발물이 터지며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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