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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비싼 잉크 아끼기 이런 캠페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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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부터 식당이나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받는 영수증에 찍힌 잉크 색깔이 검은색이 아니라 파란색인 것을 종종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중국에서 전량 공급되는 검은색 잉크가 중국정부의 환경 규제 탓에 현지 공장들이 대거 문을 닫았고, 이 때문에 품귀 현상이 빚어지면서 가격이 3배 가까이 올라 파란색 잉크가 대체재로 등장했다는 겁니다.

고작해야 손바닥 크기 정도의 영수증에 잉크가 들면 얼마나 든다고 이런 현상까지 생길까 생각하는 분들 있으실텐데요. 사실 프린터 잉크가 얼마나 비싼지 알면 깜짝 놀랄 수 있습니다.

프린터 잉크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액체 가운데 하나입니다. 애주가들도 고가의 가격 때문에 함부로 마시지 못하는 샴페인이나 멋쟁이들이 즐겨 사용하지만 역시 가격 때문에 마구 뿌려 대지 못하는 디자이너 브랜드의 향수 보다 프린터 잉크가 훨씬 더 비싸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13년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프린터 잉크는 1온스 당 13달러~75달러 정도, 우리가 익숙한 그램/원 단위로 환산하면 28그램 정도가 1만 4천원~8만 천원 정도입니다. 유명한 프랑스산 샴페인 돔페리뇽 750ml가 시중 주류전문점에서 40~50만원 정도에 팔리고 있습니다. 이 병을 프린터 잉크로 채운다면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나온다는 얘기죠.

따라서 프린터 잉크를 아껴 쓰면 막대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더군다나 기업 차원에서 이런 절약이 이뤄진다면 엄청난 이득을 거둘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디자이너를 CNN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그래픽 디자이너 실뱅 보이어(Sylvain Boyer)는 첫 딸이 태어나던 2013년 딸의 출생을 알리는 카드를 제작하려고 마음 먹고 다양한 색상으로 카드를 디자인했는데 막상 인쇄를 하려 보니 비용이 너무 많이 들었답니다. 결국 색상 종류를 줄여야만 했는데, 여기서 그는 잉크의 절약이 친환경 적이고 비용도 줄이는 길이라는 걸 깨닫고 ‘에코 브랜딩(Ecobranding)'을 시작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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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널드 에코브랜딩

에코 브랜딩을 간단히 설명하면 기업들마다 가지고 있는 로고를 잉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재설계하자는 겁니다. 위 사진에서 보듯 맥도널드 선을 꽉 채우지 말고 가운데를 비워서 전체 이미지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으면서도 잉크 사용량을 줄이도록 로고를 바꾸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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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이 얼마나 줄어들겠냐고요?

지난해 스타벅스는 약 6억 7천만 개의 종이컵을 생산했습니다. 컵 마다 스타벅스 로고가 인쇄되어 있죠. 보이어의 설계에 따라 잉크를 절약하도록 디자인을 손 보면 잉크 사용량이 38% 줄어든다고 보이어는 주장합니다. 스타벅스 컵 제작에서만 연간 15kl의 잉크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입니다.

보이어가 기업의 로고를 바꿔서 잉크 사용량을 줄이는 방식을 택했다면 네덜란드 회사인 SPRANQ는 글꼴을 바꾸는 방식으로 잉크 사용을 줄입니다. SPRANQ는 2008년부터 환경 친화적인 글꼴을 만들고 있습니다. 글씨 폰트를 굵고 진하게 쓰는 대신 굵게 쓰인 영역에 작은 구멍을 넣어 서체를 수정해 주는 응용 프로그램 Ecofont을 개발했습니다. SPRANQ에 따르면 기업에서 이 폰트를 사용해 문서를 만들면 매일 인쇄할 때 50%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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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만 에코 폰트

런던 광고 대행사 Gray와 문구류 브랜드 Ryman이 디자인 한 무료 글꼴 ‘Ryman Eco’ 역시 비슷한 접근법을 사용합니다. Ryman Eco의 핵심 아이디어는 인쇄 된 글자의 전체 표면적을 줄임으로써 잉크를 절약하는 것입니다. Arial , Times New Roman 및 Verdana와 같은 인기 있는 서체보다 30 % 적은 잉크를 사용한다네요.

이런 캠페인은 작은 변화나 시도 하나가 낭비를 얼마나 많이 줄여줄 수 있는지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줍니다. 친환경, 절약의 실천으로 비용까지 줄이는 길이 결코 먼 데 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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