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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⑤ : 은반에 새겨진 발자취 (5집∼8집)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⑤ : 은반에 새겨진 발자취 (5집∼8집)
(그래픽작업중)[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⑤: 은반에 새겨진 발자취(5집~8집)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과의 연작 심층 인터뷰 마지막 순서에서는 1집에서 4집까지를 다룬 다섯 번째 순서에 이어 5집에서 지금까지 나온 마지막 정규음반인 8집까지의 작품 세계를 그의 소회와 회고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보다 폭넓게 그들의 음악 세계에 접근하고자 하는 분들에게 작은 도움이나마 됐으면 하는 바람에 지금까지 그들이 발표한 12장의 라이브 앨범들의 음반 정보를 글 말미에 첨부했다.
(그래픽작업중)[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⑤: 은반에 새겨진 발자취(5집~8집)
5집: Mystery(1995. 2., 동아기획)
 
‘정말 하고 싶은 예술’을 추구했지만 상업적으로는 실패로 끝난 전작을 의식한 듯 다시 대중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보인 작품. 첫 곡 <Intro>에 “We wanna go back to the past(우리는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를 뜻하는 모르스 부호(Morse code)를 삽입해 어렸을 때 듣고 자란 ‘좋고 오래된(oldies but goodies)’ 음악 스타일에 대한 회귀 의지를 표현. 신중현의 명곡 <미인>의 리메이크와 전설적 재즈 기타리스트 웨스 몽고메리(Wes Montgomery)에 헌정한 <Daddy Wes> 등 자신들에게 영향을 준 대가들에 대한 존경을 담을 곡들도 수록. 발매 당시CD뿐 아니라 LP로도 발매됐던 마지막 음반.
 
▶(김종진) 4집이 대중성이 없어서 동아기획 사장님이 굉장히 힘들어했어요. 그분의 사업도 힘들 때여서, 저희가 어릴 때 들었던 엘튼 존(Elton John), 카펜터즈(The Carpenters) 등 탑40 뮤직의 영향을 받은 음악을 해서 앨범이 잘 되면 제작자도 좋고, 저희도 좋으니 그런 걸 해보자 해서 발표했는데, 이것도 1~3집처럼 잘 되지는 않았어요.
 
우리의 오만을, 오만의 틀을 깨준 앨범이에요. 당시에는 워낙 많은 음악가들이 자기 작품들을 발표하면서 선배들의 음악보다는 새로운 뮤직에 대한 생각이 강했었는데, 저희는 이 앨범을 발표하면서 앞 부분에 모르스 부호로 “We wanna go back to the past”라며 과거에 대한 회귀를 얘기했어요.
 
초등학교 때 들었던 신중현 선배님의 <미인>이라는 곡을 리메이크를 하고, 이 곡을 타이틀로 했어요. 지금 우리가 있는 것은 바로 선배님들의 이런 노력과 음악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생각이었어요. 당시 이런 리메이크 붐이 일었었죠.
 
지금의 시각으로 과거를 보면 이해가 안 되지만, 지금 음악의 시각이나 기준을 갖고 과거의 음악가들을 보면 정말 형편없는 기술, 형편없는 연주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그때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놀라운 삶을 살았다, 놀라운 음악을 했다’고 볼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시각을 어디에 놓는가에 따라서 내가 보는 대상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실제로 경험했던 시기였다고 생각해요.
 
 
(그래픽작업중)[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⑤: 은반에 새겨진 발자취(5집~8집)
6집: Banana Shake(1996. 8., 동아기획)
 
당시 팀 결성 10주년(음반 데뷔 8년)을 맞아 제작된 이 음반을 김종진은 사운드, 제작 면에서 자신들의 최고작으로 꼽는다. 이전 작품들에 비해 한층 록(rock) 색채가 강해진 사운드를 철제 깡통에 담아 발매해 화제가 됐다. 당시 국내에선 보기 힘들던 멀티미디어적 시도를 위해 인핸스드 시디(enhanced CD)로 제작한 점도 가사에 담긴 시사적 메시지와 함께 눈길을 끌었다. 강기영, 김세황, 김현철, 신해철, 이소라, 이정식, 이주노, 이현도 등 당시 내로라하는 후배 뮤지션들이 참여해 봄여름가을겨울의 ‘록 사운드’를 백업.   
 
▶(김종진) 깡통에 담아서 낸 이 음반은 인핸스드 시디(enhanced CD)라고 해서 컴퓨터에 넣으면 게임도 할 수 있고,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는 특이한 음반이었는데, 그걸 발표했을 때 우리는 정말 혼신을 다 했어요.  그리고 세계적 수준의 좋은 사운드, 최고의 선진 기술을 담았는데 상당히 대중의 외면을 받았어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겠지만, ‘(대중이) 반드시 좋은 것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이렇게 최고의 것을 걸치면서 각을 세워서 똑바로 앉아 있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때로는 편안하게 풀어지고 싶은, 그런 편안함에 대한 욕구도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전투를 하듯이 음악을 대하다가 내 껍질이 깨지는 또 하나의 아브락사스(Abraxas, 영지주의 문헌에 나오는 닭은 머리와 사람의 몸, 뱀 모양의 다리를 가진 신. 헤르만 헷세의 소설 <데미안>에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라는 구절로 등장)를 겪은 그런 앨범이에요.
 
(그래픽작업중)[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⑤: 은반에 새겨진 발자취(5집~8집)
7집: Bravo, My Life!(2002. 1. 3., 동아기획)
 
데뷔 이래 1~2년마다 꾸준히 앨범을 발매해온 봄여름가을겨울이 5년 반 만에 발표한 정규 음반. 전작들의 퓨전, 펑크, 강한 록 사운드에서 벗어나 듣는 이에게 부드럽게 다가서는 보다 원숙한 사운드를 통해 일상적인 삶에 대한 성찰과 위로를 노래. 노래와 노래 사이를 이어주는 브릿지 스타일의 연주곡들을 포함해 17개 트랙으로 구성. 타이틀곡은 발매 당시 IMF 경제위기로 위축돼 있던 많은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크게 히트. 이장희의 <한잔의 추억>과 <화해연가(和解戀歌)>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김광민, 김현철, 유희열, 이적, 이정식 등 기라성 같은 뮤지션들이 참여. 2012년에는 발매 10주년을 기념해 미발표곡 2곡을 추가 수록한 스페셜 에디션이 CD/DVD와 한정 LP로 발매되기도.
 
▶(김종진) 6집을 내고 내 음악에 대한 회의가 일었죠. 이렇게 해서는 내가 어릴 때 생각했던 음악과 점점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내가 음악가가 아니라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레 슬럼프에 빠지게 됐고 앨범 발표하는 것을 주저하게 됐어요.
 
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염세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가, 뭔가를 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을 넣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든 앨범이 바로 ‘브라보 마이 라이프’인데. 1998~1999년 당시 IMF사태의 영향으로 엄청 힘든 좌절을 겪은 분들이 많았어요. 2002년 1월에 이 음반이 나왔거든요. 시대적인 상황과 딱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아, 이건 내 노래다, 누가 불렀는지 모르지만 이건 내 노래다’라고 느껴주신 분들이 매일매일 이 곡을 신청해서, 매일매일 라디오에서 나왔고, 기업들, 미디어들, 그런 데서도 여기에 담겨 있는 메시지가 좋다고 느끼셨는지 캐치프레이즈로 많이 걸어주셨어요.
 
(그래픽작업중)[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⑤: 은반에 새겨진 발자취(5집~8집)
그러면서 하나의 노래가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꾸고, 긍정의 메시지가 되는 기적을 제가 스스로 느끼면서 과거에는 나를 위한 음악을 했었는데 그 이후부터는 ‘나를 위한 음악이 아니다. 나는 이렇게 쓰이는 거다. 사람들을 위해서 그냥 태어난 사람이다’라고 생각하고 그때부터는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사람들을 위해서 쓰게 됐어요. 그래서 그전에는 오로지 음악, 음악, 음악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활동의 반경을 과감하게 넓히면서 드라마나 뮤지컬에도 출연을 하게 됐고, 나아가서는 조금씩, 조금씩 예능에도 나가게 됐습니다.
 
그걸 보고‘저 형님 왜 저래? 형님 왜 그러십니까? 너무 유해지시는 거 아닙니까? 우리의 멘토가 부드러워지는 거 원치 않습니다’ 라고 하는 뮤지션 후배도 많아서 설명하기 어려웠어요. 하지만 설명하기 보다는 내가 여러분을 위해서 이렇게 나를 바치겠다고 생각하는 것을 행동과 활동으로 보여주면서 김창완 선배님이라든지, 그런 분들처럼 하다 보면 그게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이 돼서 새로운 깨달음을 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을 하고 지금도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래픽작업중)[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⑤: 은반에 새겨진 발자취(5집~8집)
8집: 아름답다, 아름다워!(2008. 9. 9., 엠넷미디어)
 
데뷔 20주년을 맞은 해에 전작으로부터 6년 반 만에 나온 8집은 보다 아날로그, 어쿠스틱의 비중이 커진 따뜻한 사운드로 주변에 대한 감사와 사랑을 표현. 스패니시 기타와 첼로 선율과 팀파니 등 타악기의 리듬으로 정열적인 여름날을 묘사한 타이틀곡을 비롯해 각각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부제(副題)를 가진 4곡의 연주곡을 수록.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Sweet Sorrow)가 <슬퍼도 울지 않을거야>에 코러스로 참여. <사랑은...>의 작사에는 부인 이승신 씨가 참여.
 
▶(김종진) 제가 2006년에 이승신 씨랑 재혼을 하고 새로 가정을 이루면서 점점 더 사람들, 인간에 대해 많이 배우게 됐어요. 그러면서 그전까지는 뭔가 메시지를 담아서 세상을 좋게 바꾸고 싶어하는 그런 음악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세상 사람들을 이해하면서 나도 좀 더 편안하게 즐기는 음악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제 방식대로 말씀드리자면 세상 사람들을 적극적으로 사랑하게 된 마음을 여기에 담았어요. 그래서 작가주의 정신에 입각해서 저희 주변의 열두 명의 사람들을 사랑이란 주제로 직접 인터뷰했어요. 그 당시 저는 사랑이란 게 뭔지, 얼마나 한 사람을 바꾸는 커다란 힘을 갖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된 시기를 살고 있었고 사람들에게 있어서 사랑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었어요.
 
그래서 정말 다양한 사람들, 저희 매니저부터 대학 교수님까지, 위대한 기업가부터 사업이 완전히 망해서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사람들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터뷰해서 그들의 사랑 이야기, 첫사랑 이야기, 다시 시작한 사랑 이야기, 또는 자기 삶에 대한 사랑 이야기, 그런 것들을 이 앨범에 담았는데, 그 인터뷰를 하고 나서 맨 마지막에 전태관 군과 앨범 제목으로 정할만한 구절을 찾았는데 정말 세상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그들의 사랑은 ‘아름답다, 아름다워’는 생각이 들어 이 앨범 제목이 나왔습니다.
 

봄여름가을겨울 라이브 앨범 목록

봄여름가을겨울 Live (1991)
봄여름가을겨울 生生 LIVE! Happy New Millenium (2000)
(이하 Wine & Music Series)
I am SSaW Dizzy (2005. 12.) - 2004. 11. 18. Club Cosmo 공연
Oh, Happy Day! (2006. 11.) - 2005. 11. 19. Club Agua 공연
Feel SSaW Good (2007. 11.) - 2006. 11. 23. Casa del Vino 공연 
You Are Ssaw Beautiful! (2008. 12.) - 2007. 11. 23 Woo Bar, W Hotel 공연
SSaw WHAT? (2009. 11. 23.) - 2008. 11. 21. Woo Bar, W Hotel 공연
I'm a SSaW-ul Man! (2011. 1.) - 2009. 11. 20. MIEL 공연
You are SSaW Vain (2011. 12) - 2010. 11. 23. Villa de Bailey 공연
It's SSaW easy! (2013. 5.) - 2011. 11. 25. Riverside Hotel 공연
Silly Love SSAW-ngs (2014. 11.) - 2012. 11. 23. Cafe M, Maria Callas Hall 공연
SSaw Long (2015. 3.) - 2014. 11. 27 All That Jazz 공연 
 

[人터뷰+]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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