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美 보호무역이 최대 이슈…예상보다 강해져 걱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현지시간) 국내 경제 상황과 관련해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보호무역주의를 가장 큰 리스크로 꼽았습니다.

이 총재는 이날 스위스 취리히에서 연합뉴스와 단독으로 만나 "통상 마찰 문제를 어느 정도 예상은 했는데 우리 예상을 넘어설지 눈여겨봐야 한다"며 "보호무역 확산 속도가 예상을 넘어서는 속도가 될지 아직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그럴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에는 "일반적인 예상 속도라면 그 정도는 크게 우려할 것은 아니지만, 예상보다 빠를 수 있는 가능성은 걱정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경제주체들이 미국이 세 번 금리를 올린다고 예상하고 계획을 짰는데 이보다 빨리 올리거나 유럽 등 다른 곳에서도 긴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애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금리 정책은 국내 정책이다. 미국 금리 정책이 대단히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건 맞지만, 미국이 금리 올린다고 일대일로 대응하지는 않는다. 우리 경기와 물가, 금융시스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분석해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3% 성장을 하고 국제금리가 계속 오르면 우리도 금리 인상을 고려할 때가 올 것 같은 데 시기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이 총재는 한국 스위스 양국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두고 한국경제를 스위스가 신뢰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는 "통화스와프는 상대국 경제를 신뢰해야 가능하다. 경제가 위험하다거나 실력이 없다면 돈을 빌려주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며 "한국경제가 건실하고 외환, 금융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이번 계약이 가능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날 오후 스위스 취리히에서 토머스 조던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와 양국 통화스와프 계약서에 서명했습니다.

한국은 6개 기축통화 국가 중 캐나다에 이어 스위스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하게 됐습니다.

이 총재는 다음 통화스와프 계약에 "ECB(유럽중앙은행)는 성격이 조금 다르고 영국은 브렉시트 협상에 주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일본에 관심이 많을 텐데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얘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중앙은행은 2001년부터 통화스와프 계약을 갱신해왔지만, 독도, 소녀상 문제로 외교 갈등이 불거지면서 2015년 2월 계약 연장이 안 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