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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민간업자만 배불리는 송도 케이블카 사업…특혜설의 진실은? ①

부산 송도케이블카
부산 송도 해수욕장을 가면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를 볼 수 있습니다. 여수에 이어 국내 두 번째 해상케이블카입니다. 지난해 6월 14일 개통한 이후 불과 6개월 만에 90만 명 이상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송도 해수욕장의 새로운 명물로 부상한 겁니다. 국내 공설해수욕장 제1호인 송도해수욕장과 해상 케이블카가 결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낸 겁니다.

사실 송도 해상 케이블카는 지난 1964년 4월 민간 사업자에 의해 설치됐다가 지난 1988년 10월 운행이 중단되고 2002년 4월 철거 됐습니다. 그러다 송도해수욕장이 재정비되고 관광지로 다시 인기를 끌게 되자 재설치 된 겁니다.

최초의 케이블카는 총 420m를 케빈 2대가 30분 간격으로 왕복 운행했지만 새 케이블카는 송도해수욕장에서 암남공원까지 총 연장 1,62km를 6인용 케이블카 39기가 쉴 새 없이 운행합니다. 특히 야간에도 운행을 해 바다 야간 경관도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천혜의 자연경관과 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송도 해수욕장을 배경으로 설치된 송도 해상케이블카에 대한 특혜설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 민간업자, 시설 기부채납 조건 수익 100% 독점 구조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민간 사업자가 시설 사업비를 모두 조달하는 방식으로 건립됐습니다. 민간사업자가 먼저 사업 제안을 하고 시설 투자를 한 뒤 완공되면 부산 서구청에 기부채납한 뒤 사업운영권을 보장받는 방식입니다.
협약서
지난 2016년 1월 부산 서구청과 민간사업자인 (주) 송도해상케이블카가 맺은 ‘송도 해상케이블카 복원사업’ 협약서에 따르면 민간업자가 준공과 동시에 시설을 기부채납 하는 조건으로 서구청은 사업 시설의 사용과 수익을 20년간 보장하고 만료 뒤에도 사업시행자가 본 사업시설을 연장하여 사용하고자 할 경우 별도 검토 후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이 기간 동안 사업시설을 무상 사용토록 했습니다. 쉽게 말해 민간사업자에게 수익을 100% 보장하는 협약을 체결한 겁니다. 20년간 무상사용 조건은 법적으로 허용하는 최대 임대기간입니다.

민간사업자가 송도 케이블카에 투자한 총 사업비는 665억 원. 이를 근거로 케이블카 이용요금은 대인 기준 1인당 크리스탈 크루즈(바닥에 유리 설치)는 2만원. 에어크루즈는 만5천원을 책정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비싸고 통영 케이블카의 11,000원보다 2배가량 비쌉니다.
탑승객 타는 모습
그런데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대박이 이어졌습니다. 월별 탑승객 현황을 보면 성수기에는 평일 기준 하루 평균 약 3,000~4,000명, 주말 기준 약 8,000명~11,000명이 찾았고 비수기에는 평일 하루 평균 2,000~3,000명, 주말 6,000~8,000명이 찾았습니다.

개장 후 6개월간 90만 명 이상이 찾는 대박 행진이 이어졌고 티켓 판매 매출액은 174억여 원에 이릅니다. 게다가 상부 정류장과 하부 정류장에는 유명 브랜드 상가가 30여 곳 입점해 있습니다. 상가 임대료나 전세금까지 합친다면 그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된 셈입니다. 게다가 기부채납에 따라 취득세와 재산세 등 지방세 비과세 혜택도 20년 동안 20억 원 가까이 됩니다. 이정향 부산 서구의회의원은 “탑승객 수입과 상가 임대료나 전세금 수입까지 합치면 3~5년 이내에 사업비를 충분히 확보하고도 남는다”고 밝혔습니다.

● 통영이 불붙인 해상케이블카 열풍은 이미 예견돼 있어 
통영 케이블카
사실 해상 케이블카 열풍은 이미 예견돼 있었습니다. 통영 한려수도 케이블카의 성공이 단적인 사례입니다. 지난 2008년 4월부터 운행에 들어간 통영 케이블카는 미륵산 기슭 8부 능선까지 오르는 1.97km 길이의 케이블카로 주변 다도해의 자연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이전까지 국내 케이블카는 내륙 산악이 주종을 이뤘다면 통영 케이블카는 해상을 조망하는 새 지평을 열었습니다. 그 결과 지난 9년간 누적 탑승객은 1,230만 명을 넘어섰고 연평균 13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았습니다. 연간 매출도 평균 110억 원으로 당기 순수익이 30억 원을 넘었습니다. 순 수익의 80%를 통영시에 배당을 줘 현재까지 누적 수익만 190억 원 가까이 됩니다. 이는 총 공사비 173억 원을 뛰어넘는 금액으로 통영시의 재정 건전성을 높이는 획기적인 사업으로 평가됐습니다.

통영시는 케이블카 사업을 하면서 민자 방식을 하지 않고 국비 50%와 시, 도비 50%로 공영개발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그 결과 시 재정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겁니다.

통영시의 성공에 자극받아 전국의 지자체마다 케이블카 유치 붐이 일어났습니다. 자연 풍광이 우수한 전국의 명산과 바다를 끼고 있는 지자체는 서로 정부에 케이블카 유치 신청을 내 경쟁에 들어갔습니다. 지리산의 경우 전남 구례와 남원 경남 함양과 산청군 등 4개 군이 신청을 했습니다. 또 양양군은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설치 작업에 들어갔고 밀양시는 영남알프스의 한 자락인 가지산에 얼음골 케이블카 설치해 운행 중입니다.

해상 케이블카는 더 붐이 일었습니다. 통영의 성공에 자극받아 탄생한 것이 여수와 송도 해상 케이블카입니다. 지난 2014년 개통한 여수 해상케이블카 역시 해마다 160만~170만 명이 찾는 관광명소로 탈바꿈했습니다. 여수 자산공원에서 돌산 공원 1.5km 해상을 오가는 이 케이블카 사업비는 360억 원인데 여수시가 전액 민자를 유치했습니다.

여수 케이블카의 경우도 민간사업자가 운행 3년 만에 260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린 걸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민간사업자는 대신 매년 매출액의 3%를 공익기부하기로 약정했고 지난 2015년~2016년 15억 3,000만 원을 여수시에 제공했습니다.

지난해 9월에는 동해안 첫 해상케이블카인 강원 삼척해상케이블카(0.874km)가 운행에 들어갔고 경남 사천바다케이블카(2.43km)와 전남 목포해상케이블카(3.23km)가 오는 4월과 8월 운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7곳의 지자체에서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는 등 전국적으로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붐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유는 “돈이 된다”는 겁니다.

● 부산 서구청, 사업 불투명 이유로 민간 사업자에게 수익 100% 보장

통영에 이어 여수와 송도 해상케이블카 사업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흥행 불패의 대박 신화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운영 주체를 놓고 공영개발과 민영개발 방식으로 나뉩니다.
 
  사 업 내 용 공 익 기 부
송도 케이블카 민자(기부채납) 없음
통영 케이블카 시 직영 매년 20~30억 안팎
목포 케이블카 민자(기부채납) 총 매출 3%
춘천 삼악산 케이블카 민자(기부채납) 영업이익 10%
여수 케이블카 민자 총 매출 3%

통영과 내년 4월 개통 예정인 사천 해상케이블카의 경우 공영개발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반면 여수와 송도, 목포 해상케이블카 등은 민영방식으로 건설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식을 선택한 통영시는 해마다 30억 원의 수익금을 시 재정에 보태고 있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민영 방식을 선택한 여수의 경우 매년 매출액의 3%를 시에 공익 기부하는 약정을 맺었습니다. 목포 케이블카도 마찬가지로 매출액의 3%를 시에 공익 기부키로 협약을 맺었습니다. 춘천 삼악산 의양호 케이블카는 영업이익의 10%를 춘천시에 관광발전 기금으로 내고 연간 170만 명이 넘으면 그 비율을 11%로 높이기로 했습니다.
케이블카와 그 아래 구름다리 보이는 전경
하지만 부산 서구청은 민간사업자로부터 수익의 단 한 푼도 받지 못합니다. 100% 민간사업자가 수익을 가져가는 협약을 맺은 겁니다.

그 이유는 사업 전망이 불투명했고 민간사업자가 시설을 기부채납 했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바로 이 점이 특혜설이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부산 서구청은 “사업 전망이 불투명했고 거액의 사업비를 조달한 민간 사업자에게 일정 부분 수익을 보장해 줘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먼저 운영에 들어간 통영과 여수의 사례에서 보듯 해마다 지속적인 탑승객 증가와 매출 증대가 있었고 흑자폭도 늘어났습니다. 서구청은 사업전망 불투명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 제시를 하지 못했습니다.

더구나 일정 수익의 사회 환원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추진은 어려움이 있고 행정의 신뢰성 제고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밝혔습니다.

여호근 교수(부산 동의대 호텔 컨벤션경영학과)는 “송도 해상케이블카는 공적 자원 측 환경재의 경관요소가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굉장히 매력 있는 최상의 입지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주위에 우리나라 최초의 공설 해수욕장인 송도 해수욕장과 관광인프라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천혜의 공공 생태환경을 활용해 큰 수익을 내고 있지만 민간 사업자가 독점하는 구조는 과연 바람직할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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