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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총격범, 친구 집에 거주하며 "내 인생에서 최고"

미국 플로리다 주 고교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총기 참극을 벌인 니콜라스 크루스(19)가 범행 전 한때 친구 집에 머무르면서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라고 언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크루스는 어릴 때 린다-로저 크루스 부부에 입양됐으며 아버지 로저 크루스는 10년 전에, 어머니 린다는 지난해 11월 각각 세상을 떠났다.

자신의 처지를 돌이켜보며 단란한 친구 집에서 잠시 행복감을 느낀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크루스는 지난해 어머니가 사망한 이후 친구 집인 제임스-킴벌리 스니드 부부의 집에서 몇 개월을 같이 지냈다.

제임스 스니드는 크루스가 범행을 저지르기 2주 전에 "내 인생에서 지금이 최고의 순간"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스니드 부부는 크루스가 같이 지내는 동안 비교적 공손하고 정상적으로 보였다고 기억했다.

크루스가 하루는 "먹을 것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에 제임스 스니드는 "19살이니 냉장고에서 음식을 찾아서 먹는 게 좋겠다"고 대답했던 기억도 되살렸다.

크루스는 자신이 소지한 총기도 잠금장치를 채우고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동의하고, 열쇠도 제임스 스니드에게 맡겼다.

그러나 크루스는 별도의 열쇠를 보관하고 있었고, 제임스 스니드는 크루스의 범행 이후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

크루스는 범행에 사용한 AR-15 반자동소총과 공기총을 포함해 총 5~6정의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다만 크루스가 범행 당시까지 스니드 부부의 집에 머물렀는지 또 범행 당시 총기를 스니드 부부의 집에 보관하고 있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크루스는 범행 하루 전인 지난 13일에도 스니드 가족과 저녁을 같이 했다. 식사 후 텔레비전까지 같이 시청한 크루스는 14일은 밸런타인데이라서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킴벌리 스니드는 범행 당일 아침에도 크루스를 봤지만 이상 신호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크루스는 당일 친구인 스니드 부부의 아들에게 영화를 보러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크루스는 이날 오후 이 친구가 등교한 플로리다 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총기를 난사, 17명이 사망하고 10여 명이 다치는 참극을 일으켰다.

스니드 부부의 아들은 총기 참극 당시 집으로 "총성이 울려 도망치고 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며, 학교 뒤편의 중학교로 몸을 피신해 무사할 수 있었다.

스니드 부부는 크루스가 정상적으로 보였다고 밝혔지만 크루스는 이미 상당 기간 기행과 위험신호를 보여왔다.

자신이 다니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백팩에 총탄을 넣고 왔다가 학교에서 쫓겨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해 결국 퇴학까지 당했다.

소셜미디어에 권총과 칼을 장식해놓고 비비총으로 쥐를 맞춘 것을 자랑삼아 늘어놓기도 했다.

또 집 주변에서 공기총으로 다람쥐나 토끼는 물론 이웃집 뒷마당에서 기르고 있던 닭에 총격을 가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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