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전 구간에선 항상 상습 정체를 겪지만 대전을 거쳐 진입하는 대전-통영간 고속도로의 경우 5-6년 년 전만 하더라도 오가는 길에 전혀 막힘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 명절 연휴엔 수시로 중간 중간 정체를 만난다. 잦은 정체구간을 지나면서 새로 느끼게 된, 졸음쉼터가 많이 생겼고 이용자 역시 크게 늘었다는 것이다.
졸음운전이 고속도로 사망사고의 주범이란 분석이 나오면서 지난 2011년부터 졸음쉼터가 설치되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전국 고속도로와 국도에 300개 가까이 설치돼 있다. 설치 전후를 비교하면 해당 구간의 사고발생 건수가 28%, 사망자수가 55% 감소했다고 하니 통계적으로나 실질적으로 그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조금 보였다. 이용자가 많아서 그런지 진입로에 세운 차가 많았고, 이런 불법주차로 좁아진 진입로에 일부 차량들이 빠르게 들어서면서 사고위험 역시 높아 보였다. 게다가 좁은 보행로 때문에 쉼터 내에서 차와 사람이 어지럽게 뒤엉키면서 아슬아슬한 장면도 많이 목격됐다.
그래서인지 예전 소비자원 설문에선 졸음쉼터 이용자 열 명 가운데 한 명이 사고를 경험한 적이 있다는 조사결과까지 나온 적 있다. 실제로 졸음쉼터 내에선 설치 이후 지난해 6월까지 모두 23건의 사고가 발생해 4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고 한다.
졸음쉼터는 휴게소의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다. 그러기에 휴게소만큼 많은 편의시설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말 그대로 졸음을 이기고 고속도로에 재진입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설만 있으면 된다. 하지만 안전과 관련된 설계 부분의 문제점은 인명과 직결된 만큼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동시에 이용자들도 진입속도를 규정에 맞게 줄이고 진출입로에 불법주차를 하지 않는 의식개선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졸음쉼터에선 이용자들이 휴게소만큼은 주위를 의식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기에 아무 곳에서나 오가며 담배를 피우고 커다란 쓰레기를 투기하는 모습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해마다 졸음쉼터 이용자가 40% 정도씩 늘고 있다. 관계당국의 홍보와 함께 운전자 스스로 졸음운전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졸릴 때 잠시 쉬어가는 습관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졸음사고는 과속사고에 비해 치사율이 2.4배나 높다.
졸음쉼터가 그런 치명적인 사고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시설이라는 점이 경험적 통계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완벽한 시설이란 건 없는 만큼, 작은 보완점에 대해선 관리당국과 이용자가 다함께 지혜를 모으고 자발적으로 개선에 나서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