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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보다 경제논리 우선한 美…한국도 232조 '고율 관세'

동맹보다 경제논리 우선한 美…한국도 232조 '고율 관세'
미국 상무부가 53%의 높은 관세를 부과할 대상으로 지목한 12개 국가에 한국을 포함시켰습니다.

18일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과도한 철강 수입으로 인한 미국 철강산업의 쇠퇴가 "미국 경제의 약화를 초래해 국가 안보를 손상할 위협이 있다"며, 브라질·중국·코스타리카·이집트·인도·말레이시아·한국·러시아·남아공·태국·터키·베트남 등 12개 국가에서 수입하는 철강에 53%의 관세를 부과하라고 밝혔습니다.

12개 국가에 대한 선정 기준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고, 수출량이 많은 국가가 주로 포함됐고 미국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한 캐나다, 일본, 독일 등 전통적인 우방 국가들은 제외됐습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는 한국이 미국의 동맹이기 때문에 한국산 철강이 미국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지만, 미국은 자국 철강산업을 살리기 위한 경제논리를 우선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 상무부는 철강 수입을 2017년 대비 37% 줄이면 미국 철강산업의 가동률을 80%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한 3가지 수입규제 방안을 내놓았습니다.

모든 국가의 철강 수출을 2017년 수준의 63%로 제한하는 쿼터(할당)를 설정하거나 모든 철강 제품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 철강을 가장 많이 수출한 상위 20개 국가는 2017년 기준 캐나다, 브라질, 한국, 멕시코, 러시아, 터키, 일본, 독일, 대만, 인도, 중국, 베트남, 네덜란드, 이탈리아, 태국, 스페인, 영국, 남아공, 스웨덴, 아랍에미리트(UAE) 순입니다.

캐나다는 대미 철강 수출 1위인데도 12개 국가에 포함되지 않았고, 이웃인 멕시코와 전통적 우방인 일본, 독일, 대만, 영국 등도 제외됐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미국이 안보를 경제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개념으로 해석하면서 군사 동맹 같은 전통적 안보 요인이 아니라 경제적 면을 더 중요하게 평가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산업부 관계자는 "원인을 분석하고 있지만 대미 수출이 많으면서 중국산 철강을 많이 수입하는 국가들이 포함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232조 조사의 취지가 중국을 겨냥한 만큼 중국 철강산업의 저가 수출에 기여하는 국가를 수입규제 대상에 포함했다는 분석입니다.

실제 보고서는 중국이 주도하는 고질적인 글로벌 철강 공급과잉을 미국 경제를 약화하는 원인으로 지목하고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철강 수입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철강업체들이 232조 조사 과정에서 한국 철강업체가 중국산 강판을 강관으로 가공해 미국에 덤핑한다고 주장한 점도 상무부의 결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은 아직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고 정부는 최종 결정 전까지 최대한 미국을 설득할 방침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4월 11일까지 상무부가 제안한 3가지 수입규제 중 어떤 방안을 적용할지 최종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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