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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엔 생선가시 걸린 응급환자 급증…"얕봤다간 수술까지"

명절엔 생선가시 걸린 응급환자 급증…"얕봤다간 수술까지"
설 연휴 기간에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려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의가 요구됩니다.

인제대 상계백병원은 지난해 설 연휴 기간에 응급실을 찾은 환자 9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 '인두이물증'으로 치료받은 환자가 평소보다 4∼5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고 15일 밝혔습니다.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설 연휴 나흘 동안 총 10명이 생선 가시가 목에 걸린 채로 응급실을 찾았는데, 이 병원에서 평상시 목에 걸린 생선 가시를 빼러 오는 환자는 2∼3일에 한명꼴이었습니다.

문제는 생선 가시를 방치하거나, 가정에서 민간요법으로 해결하려다 자칫 큰 수술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

조경래 상계백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혀뿌리나 편도 주위에 쉽게 제거할 수 있는 위치에 가시가 걸려 있었는데, 가시를 빼려고 음식물을 무리하게 삼키다가 가시가 더 뒤로 깊숙이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면서 "한 환자는 가시가 점막에 깊이 박혀 있어 전신마취를 하고 수술로 가시를 제거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자리돔 등의 큰 생선 가시는 식도에 걸린 채로 방치하면 식도 천공이 종격동염이나 농흉, 후복막 농양 등의 합병증으로 악화하는 것은 물론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실제 국내에서는 식도에 걸린 생선 가시 때문에 사망한 사례도 보고돼 있습니다.

제주의대 연구팀이 2004년부터 2011년 사이에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려 제주대병원을 찾은 77명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환자 10명 중 4명(40.3%)이 가시를 빼낸 이후에도 식도 천공으로 병원에서 입원 치료가 필요할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가시를 빼낸 후 평균 입원기간은 10.3일이었고, 중환자실 등에서 최장 27일을 입원해 치료받은 환자도 있었습니다.

조경래 교수는 "우리가 알고 있는 민간요법처럼 밥 한 숟가락 크게 먹는 게 가시를 없애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오히려 더 깊은 곳에 숨거나 점막에 상처가 날수도 있다"면서 "명절 음식을 먹다가 목에 가시에 걸렸다면 응급실을 찾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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