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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대신 학원에서, 굴뚝에서…쓸쓸하게 맞는 설 명절

<앵커>

설 연휴를 홀로 보내는 이들도 많이 있지요. 일하느라, 공부하느라 그리고 농성하느라 명절을 반납했습니다.

김기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경찰 채용 시험이 한 달 남짓 다가온 노량진 학원가는 설 연휴를 잊었습니다. 많은 수험생이 명절이지만 고향 대신 막바지 시험 준비를 택했습니다.

강의실을 빽빽하게 채운 수험생들, 쉬는 시간 일부는 모의고사 성적이 나오자 게시판으로 몰려들고 일부는 책상에 고개를 파묻고 쪽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임나영/경찰 공무원 준비생 : 제가 선택한 이상 끝을 봐야겠다는 생각에 사람들도 계속 공부하고 있고 하니까 부담감에 못 내려가는 것 같아요.]

명절이면 취직은 했냐는 집안 식구들의 질문은 취업준비생의 어깨를 더 무겁게 합니다. 더구나 부모님에게 손 벌리기가 늘 미안했던 이 임용고시 준비생은 이참에 고향길 대신 아르바이트를 택했습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 용돈 때문에 아르바이트하고 있어요. 명절 같지 않은 좀 심심한 느낌은 있는데…]

75m 높이의 굴뚝 위에 설을 맞는 이들도 있습니다. 어느덧 97일째, 공장 정상화의 일념으로 고공 농성을 이어가는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박준호·홍기탁씨 입니다.

두 사람은 아침 일찍 동료가 줄에 매달아 굴뚝 위로 올려준 떡국을 먹었습니다.

[박준호/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사무장 : 가족과 보내야 할 명절인데도 농성장을 잊지 않고 외로울까 싶어 찾아준 동지들 정말 고마운 마음입니다.]

외롭고 힘들지만 자신의 꿈과 가치를 위해 기꺼이 설 연휴를 반납한 이들에게 아쉬움은 없습니다.

(영상취재 : 박동률·김성일, 영상편집 : 유미라)     

▶ 세배 올리고 떡국 만들고…모처럼 되새긴 '가족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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