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부는 1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이라크의 재건과 경제적 번영에 이란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라크는 이란의 우방이자 이웃 국가로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란은 지금까지 그랬듯 이슬람국가(IS) 이후 시대에도 이라크의 재건과 발전을 계속 지원하고 항상 그들의 편에 서서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라크는 IS가 소멸한 이후 1천억 달러(약 110조 원)가 투입될 대규모 재건 사업에 필요한 외국 투자를 유치하려 한다.
이 투자는 단순히 경제적 의미뿐 아니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의 산유국이자 지정학적으로 중동의 중심인 이라크에서 세계열강이 벌이게 될 각축전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이란은 전후 재건 사업을 명분으로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걸프 수니파 왕정이 막강한 자금력을 동원해 이라크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움직임을 경계한다.
미국과 사우디 역시 이란에 대해 마찬가지 입장이다.
이란은 지난 3년여간 시아파 민병대를 직접 지원해 이라크의 IS 격퇴전에서 공을 세웠다.
또 지난해부터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이라크로 향하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송관, 전력 판매 등을 발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존재감을 각인하려고 12∼14일 쿠웨이트에서 열리는 이라크 재건을 위한 국제회의에도 외무장관을 보냈다.
이 회의에는 미국 민간회사도 100여 곳 참석한다.
이란 외무부는 "이라크를 재건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에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면서 "조건 없고 정직한 태도로 참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