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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인 없어도, 딴 길로 가도 '합격'…엉터리 면허시험

<앵커>

예전에 물면허라 불릴 만큼 쉬웠던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지면서 요즘은 시험이 어려워지면서 '불면허'라고 부르고 있지요. 기준을 엄격하게 해 교통사고를 줄이자는 거로 실제 효과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런 취지가 무색하게 한 운전면허학원이 수강생들을 부정합격 시켜주고 있었습니다.

기동취재 이호건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의 한 운전면허전문학원. 교습과 면허시험을 병행하는 이곳에서 지난해 말 이상한 시험이 치러졌습니다. 오전 9시부터 주행시험을 시작하는데 한 시간 빨리, 단 한 명만 따로 시험을 봐 합격했습니다.

[운전면허전문학원 직원 : 8시인데 혼자 체크 돼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체크 안 됐는데. 7시 58분에 이미 시험 시작된 거예요.]

뒷좌석에 동승 의무가 있는 참관인은 이 학원 간부로 기록됐지만 확인 결과 그 시간에는 출근도 안 했습니다.

[운전면허전문학원 직원 : 시험관하고 단독으로 시험을 치른… 참관인은 허위로 기재된 거죠.]

황당한 시험은 또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수강생 최 모 씨는 도로주행 시험에서 배정받은 D코스로 가다 엉뚱한 C코스로 빠져 돌았는데도 합격했습니다.

이런 부정 합격자들은 대부분 기능시험을 통과한 지 1년이 다 되도록 도로주행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 면허를 따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1년이 지나면 첫 단계인 필기시험부터 다시 봐야 하는 것을 막으려고 학원 간부들은 사전 모의까지 했습니다.

[운전면허전문학원 관계자 사전모의 녹취 : ○○선생하고 하 부장하고 얘기해서 그럼 빨리 내가 보낼게(합격시킬게.) 시험은 내가 치든가.]

소위 '1년 만기' 응시자에는 빨간 별을 표시해 시험관이 알아차리도록 했습니다.

[운전면허전문학원 직원 : '이 학생은 만기다'라고 따로 별표 표기가 되고요. 그걸 보고 있는 시험관은 시험 치기 전에 부담 느끼게 되는 게 사실입니다.]

경찰은 학원 책임자들을 입건하고 턱걸이로 면허를 딴 모든 합격자를 전수조사한 뒤 학원의 영업정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이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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