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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마음만 먹으면 매장"…권력 앞세운 문단 내 성폭력

<앵커>

판도라의 상자가 아직 다 열린 게 아니라는 최영미 시인 말처럼 문단 내 성폭력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특히 경력과 유명세를 가진 소수에게 문단 내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이어서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문단 내 성폭력은 잊혀질 만하면 터져 나왔습니다.

배용제 시인은 2013년 고등학생 제자들을 성추행·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정민재/고양예고 문예창작과 졸업생 연대 '탈선' : B 시인이 어떤 말을 했느냐면 '내가 문단에서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 아냐? 내가 마음만 먹으면 누구 하나 매장 시키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런 말도 했어요. 그게 우스갯소리로 느껴지지 않는 거죠.]

2015년 김요일 시인은 강제추행으로 집행유예를 받았고, 소설가 박범신도 재작년 성추행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최근 시인협회장에 선출된 감태준 시인은 무죄판결을 받은 11년 전 제자 성추행 전력이 거론되며 자격 시비가 일고 있습니다.

경력과 인맥, 유명세를 가진 문인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가 문제입니다.

[공지영/소설가 : 한두 사람의 이 권력이 말하자면 한 사람의 인생 자체를 좌지우지할 수 있을 만큼 문단의 풍토도 바뀐 거죠. 이런 의미에서 그 수 많은 여성 그러니까 문인 지망생들이 이런 아픔을 당했다고 생각했고, 최영미 씨가 지금 어떤 사회의 기성세대로서 어른으로서 이런 목소리를 어쨌든 시작해 준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각에서는 문단 전체를 매도할 일은 아니라고 맞서고 있지만, 이번 파문을 계기로 등단 시스템을 포함해 문단이 보다 수평적 관계로 변해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영상취재 : 박대영, 영상편집 : 이정택, VJ : 정영삼)

[한국 문단 내 성폭력 파문]
▶ 최영미 시인 "판도라 상자, 다 안 열어"…성폭력 추가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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