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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남북한 간 '극명한 명암' 다뤄 눈길…"88올림픽이 전환점"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을 사흘 앞둔 6일(현지시간) 한국과 북한의 과거와 현재를 극명하게 대비시킨 이색적인 기사를 실었다.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루고 올림픽 축제를 앞둔 한국과 3대 세습을 이어오면서 핵·미사일 개발에 '올인'하며 국제사회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북한을 대비시킨 것이다.

이 기사는 '북한이 한국에 뒤처진 올림픽 순간'이라는 제목으로 30년 전인 1988년 서울올림픽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NYT는 "남북은 '임의의 선'(휴전선)으로 분리돼 있지만 같은 역사와 언어, 가족 간 유대 등으로 1988년 당시만 해도 차이점보다는 유사한 점이 더 많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서울올림픽을 전환점으로 이후 30년간 남북은 경제, 정치, 문화적으로 급격히 다른 길을 가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한국은 군사독재를 끝내고 세계에 문을 열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해 급격히 산업화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반면 북한은 고립된 독재체제를 유지했고, 2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기근을 견뎌내야 했다며 1990년대 후반의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거론했다.

북한은 바깥 세계에 문을 닫고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추구하면서 국제사회의 '부랑아'가 됐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은 휴대전화와 차, 인기 드라마를 수출하고 있지만 북한은 여전히 석탄과 의류, 조개류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기근에 시달리고 있을 때 한국은 급속한 문화 발전으로 케이팝(K-pop)과 영화, 드라마 등을 수출하는 아시아의 선도적 문화 수출국이 됐다고 평가했다.

남북한의 지하철역도 비교했다.

평양의 지하철역은 혁명 선전물로 장식된 화려한 '국가 박물관'이나 수십 년간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은 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있는 데 비해 한국의 지하철역은 영화 포스터와 화장품 광고로 장식된 '자본주의 시연장'이라고 소개했다.

북한은 1988년과 마찬가지로 김 씨 일가가 여전히 지배하고 있다면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온 3대 세습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건설을 비롯한 '초기의 성공'은 물론 이후의 모든 불행이 김 씨 일가의 지배에서 기인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동원된 군중집회와 한국의 자유로운 시위 문화도 비교 대상이 됐다.

특히 한국은 서울올림픽 당시 군사독재에서 막 벗어났다면서 1980년 광주민주화항쟁과 1987년 민주화운동, 촛불시위를 통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등을 소개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와 유리된 '진정한 은둔자'라는 꼬리표를 붙였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글로벌 협력 강화를 공약해 왔다고 평가했다.

NYT는 특히 그래픽과 사진, 영상을 동원해 남북 간 비교를 극대화했다.

1996년 식량 배급 장면을 담은 평양의 모습과 같은 해 무대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현란한 춤을 추는 인기그룹 HOT의 모습을 영상으로 대비시켰다.

2005년 썰렁한 평양의 지하철역과 2006년 영화 포스터로 벽면을 장식한 서울의 지하철역, 2009년 평양의 군중집회와 같은 해 서울의 시위장면,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이 망원경으로 어딘가를 주시하는 장면과 문재인 대통령이 국제무대에서 정상외교를 펼치는 사진도 나란히 실었다.

불빛으로 화려하게 빛나는 한국과 암흑에 잠긴 북한을 촬영한 야간 위성사진은 남북 간 대비의 하이라이트 격이다.

NYT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공동입장,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은 남북 간 긴장 완화의 신호라고 평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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