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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법에는 노조가 없다"…대형교회 횡포에 우는 을들

<앵커>

우리 사회, 이른바 을의 목소리를 들어보는 코너입니다. 오늘(5일)은 대형 교회를 일터로 삼은 노동자들의 고충을 들어보겠습니다.

교회에서 일한다는 이유로 노조 활동에 방해를 받고 해고와 징계의 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을의 목소리를 원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서울의 이 대형교회에는 4년 전 노조가 결성됐습니다. 행정 책임자의 반복적인 비리를 참지 못해서입니다.

[A 교회 노조원 : (실장)이 각종 비리를 다 저질렀거든요. 찬조금을 직원들에게 써달라고 협찬을 해주면 직원들 몰래 자기 주머니로…]

교회는 노조를 부정했습니다. 교단 자체 법을 근거로 삼은 겁니다.

[A 교회 노조원 : (교회 측이) 직원들을 모아놓고 교회법상으로는 노조를 인정 안 하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경비와 청소 일을 하는 비정규직에 대해서는 더 노골적이었습니다.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하청 업체를 바꾸면서 압력을 행사해 고용 승계에서 제외시켰습니다.

[A 교회 노조원 : '교회인데 왜 사랑과 배려가 없습니까?' 그랬더니 (교회 관계자가) '교회 사랑 다 떠나갔어' 그렇게 얘기하는 거예요. 너무 화가 나가지고…]

노조는 2년의 법적 다툼 끝에 교회의 부당노동행위를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을 얻어냈습니다.

그래도 교회의 입장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A 교회 담임목사 설교 : 직원의 세금 문제로 한국 교회에 노조가 깊이 들어올 위험성도 있습니다. 교회는 사탄과의 영적인 전투를 하는 영적인 공동체이기 때문에 이런 노조는 어마어마한 위험성을 교회에 (줄 수 있습니다.) ]

서울의 또 다른 대형교회에서도 고용 불안에 노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노조원들은 이곳 역시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와 징계 같은 보복 인사가 되풀이된다고 말합니다.

[장홍규/B 교회 노조위원장 : 누구를 콕 집어서 '이 사람은 그만둬야 되지 않겠느냐', '이 사람에게 징계를 줘라'하는 얘기를 (합니다.)]

직장인 다수는 노조원이고 교회의 신도들도 노조원이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 대형교회가 내부의 노조를 스스로 부정하면서 교회 노동자들이 해고의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장홍규/B 교회 노조위원장 : 저희가 실제적으로는 법을 지켜달라는 것이거든요. 우리가 근로자로서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를 지켜달라는 거고…]

(영상편집 : 오영택,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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