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특활비' 김백준 오늘 기소…MB 공소장 적시 여부 주목

이명박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를 불법으로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집니다.

이 전 대통령의 '집사'로 불렸던 김 전 기획관은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와 사용 과정에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찰이 오늘(5일) 법원에 제출하는 김 전 기획관의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이 언급될지 등에 법조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김 전 기획관의 구속 만기일인 오늘 그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할 예정입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 2008년 5월경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으로부터 현금 2억 원이 든 쇼핑백을 받는 등 국정원 측에서 총 4억 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달 16일 법원의 구속영장 심사 때까지 국정원에서 자금을 수수한 사실 자체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구속 후 태도를 바꿔 특활비 수수 사실을 시인한 것은 물론 이를 이 전 대통령에게 보고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습니다.

김 전 기획관은 또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받아온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당시 청와대 수석실과 장관들에게 나눠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때문에 법조계에서는 김 전 기획관의 공소장 속 범죄사실 내용에 이 전 대통령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 전 대통령이 김 전 기획관의 불법 수수 행위의 공범으로 기재될 가능성이 있다고 점치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평창 동계올림픽 종료 후로 예상되는 만큼 정치적 논란이 장기화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언급을 삼갈 수도 있습니다.

검찰은 김 전 기획관의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내용을 포함할지 등을 놓고 막판까지 검토를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