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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76명 중 66명이 하청 노동자…조선소 하청노동 실태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작성 2018.02.04 20:44 수정 2018.02.04 22:1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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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5년 새 주요 조선소에서 숨진 노동자가 76명인데 이 가운데 66명이 하청업체 노동자였습니다. 위험한 일은 모두 하청 업체에 떠넘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청 노동자 연속보도,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8월, 경남 창원 STX 조선소. 건조하던 배에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나 33살 박 모 씨 등 4명이 숨졌습니다.

4명 모두 하청업체 소속으로 12m 깊이 기름 보관 탱크 안에서 도장 작업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환기도 제대로 안 되는 밀폐공간에서 일하다가 변을 당한 겁니다.

[유족 : (동료가 작업 중) 한 번 나왔다가 들어갔다고 하더라고요. '피부가 따끔하다'고 (환기용) 팬을 확인해보라고 보낸 거 같아요.]

또 다른 조선업체, 숨진 채 들것에 실려 나오는 이 노동자 역시 하청업체 소속입니다.

크레인이 들어 올린 부품에 다가가서 작업하다가 깔리는 바람에 입사 7개월 만에 35살 젊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위험한 일은 하청 업체에 떠넘기는 조선업계의 노동구조가 반복되는 사고의 원인이란 지적입니다.

조선소에서 하청업체가 떠안는 위험은 상당합니다. 30m도 넘는 아찔한 높이의 배 위에서 안전장비도 없이 난간을 넘나들고 10m 넘는 높이에서 보조 로프조차 없이 평균대 같은 작업 판 위를 오갑니다.

소낙비처럼 불똥이 떨어지는 곳에서도 작업에 투입됩니다. 모두 안전수칙 위반입니다.

[하청 노동자 : 하청이 일하는 공간과 직영(원청)이 일하는 공간이 달라요. 똑같은 도장작업인데, 복잡한 데, 위험한 데는 (하청이) 다 가요. 직영은 작업차 타고 쭉 올라가 싹 바르면 끝이에요.]

원청업체는 하청업체의 안전까지 철저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합니다.

[○○중공업 : 경영방침 최우선 순위를 지금 안전으로 두고 있거든요. (협력사) '안전관리자 제도'를 신설해서 비용을 저희가 지원을 하는 그런 제도도 정립했고요.]

하지만 취재진이 입수한 영상을 보여주자 말을 바꿉니다.

[안전 관련해 '100% 우린 완벽하다', 아니면 '문제가 없다' 당연히 뭐 그럴 순 없고요. 모든 작업 현장을 동시에 볼 수는 없는 부분이라….]

최근 5년 동안 11개 조선소에서 숨진 76명 중 87%인 66명이 하청 노동자였습니다.

생산성을 중시하며 사고 예방에는 소홀한 원청업체. 정해진 작업량을 시간 내 끝내기에 급급한 하청업체.

결국 하청 노동자의 안전은 뒷전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윤선영, CG : 장성범, VJ : 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