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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리 사면 뒷거래' 페루 대통령 탄핵반대 켄지 의원 출당

최근 사면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아들인 켄지 후지모리 의원이 아버지의 사면을 둘러싼 내홍 속에 소속당이자 누나가 이끄는 민중권력당(FP)에서 출당됐다.

31일(현지시간) 엘 코메르시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켄지 의원은 전날 트위터를 통해 "만장일치로 자신의 FP 출당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켄지 의원의 출당은 표면적으로 아버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을 놓고 누나이자 FP 당 대표인 게이코 후지모리와 생긴 갈등 때문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보수 성향의 포퓰리즘 정당인 FP는 지난해 12월 브라질 대형 건설사 오데브레시의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으나 켄지 의원과 그를 따르는 8명의 FP 의원이 지난달 21일 실시된 탄핵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져 쿠친스키 대통령이 탄핵을 모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후 쿠친스키 대통령은 성탄일 전날인 지난달 24일 인도적인 이유를 들어 반(反)인권, 부패 범죄 등으로 복역 중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사면했다.

1990∼2000년 재임 시절 자행한 학살과 납치, 횡령 등으로 2009년 25년형을 선고받고 12년째 수감생활을 해온 후지모리는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박동에 이상이 생겨 리마의 한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치료를 받다가 사면됐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쿠친스키 대통령이 자신을 겨냥한 탄핵을 모면하려고 켄지 의원과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 뒷거래를 했다는 비판과 함께 이를 뒷받침하는 일부 인사의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켄지 의원의 출당 조치를 게이코 FP 당 대표의 차기 대선을 겨냥한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게이코 대표는 2016년 대선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투표에서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박빙 승부 끝에 쿠친스키 대통령에게 패배한 바 있다.

차기 대선 재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케이코 대표가 페루 국론을 양분시킨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면과 거리를 두기 위해 켄지 의원 출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해석이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권에 의해 피살된 희생자 유족들은 코스타리카에 있는 미주 인권재판소에 후지모리 사면을 취소해달라며 항소를 제기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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