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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금 명인' 황병기 잠들다…국악 한 차원 끌어올려

<앵커>

전통의 가야금을 세계적인 현대 악기로 부각시킨 가야금의 명인 황병기 씨가 여든둘의 아직은 아까운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고인은 국악의 전통에 다양한 장르와 문화를 결합한 시도로 국악의 현대화와 세계화에 큰 발자취를 남겼습니다.

심우섭 기자입니다.

<기자>

1974년 첫선을 보인 황병기 명인의 대표곡 '침향무'입니다. 신라 시대 불상이 스스로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해 만든 곡입니다.

고인은 전통 악기인 가야금을 배웠지만 거기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첼로의 활로 가야금을 켜고 또 두드리고, 웃음소리, 울음소리, 절규까지. 이렇게 탄생한 '미궁'은 지금도 최고의 문제작으로 꼽힙니다.

고인은 서양 악기는 물론 무용, 미술 등을 결합해 국악을 지키는 데 그치지 않고 늘 새로운 걸 보여줬습니다.

[윤중강/국악 평론가 : 황병기 선생님 이전의 국악은 국립 국악원 계통의 음악이고 그런 음악은 조선조 음악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윤중강/국악 평론가 : 황병기 선생님의 가야금을 통해서 가야금이라는 악기는 전통 악기지만 현대적인 악기고 그다음에 세계에 나갈 수 있는 악 기다.]

향년 82세. 법학도였던 황병기는 가야금을 평생의 업으로 삼으며 자신의 음악이 깊은 산골의 약수, 첨가물 하나 없는 맑은 물이 되길 원했습니다.

[황병기 (2001년 인터뷰 中) : 아무리 좋은 소리도 더 좋은 소리가 있다는 것을 알 아야 되는 거죠. 끝이 없으니까 한번 해볼 만하고 인생을 한번 거는 거지. 어떻게 어떻게 해 가지고 끝난다 하면, 그렇게 얕은 것 같으면 인생을 걸만한 가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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