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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병원 비상구는 '무용지물'…단속·시정명령 없었다

<앵커>

화재 참사가 일어난 밀양 세종병원의 문제점은 끝도 없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병원 건물 내 비상대피용 계단이 세 군데 있었는데, 화재 당시 모두 대피용으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한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화재 당시 세종병원 2층에 있던 환자들은 대피 통로를 찾지 못해 고립됐습니다.

[화재 당시 세종병원 2층 입원 환자 : (비상구) 아무것도 이용을 못 했어요. 이용할 수도 없었고, 전혀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가까운 대피 통로인 중앙 계단은 이미 유독가스로 꽉 차 한 치 앞도 안 보였습니다.

[화재 당시 세종병원 2층 입원 환자 : (중앙) 계단으로 나가려고 문 열고 나가니까. 벌써 연기가 꽉 차서 계단으로 나갈 수가 없었고….]

이 중앙 계단 말고도 비상시에 이용할 수 있는 계단은 두 개 더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우선, 외부로 연결된 옥외 계단. 하지만, 이 옥외계단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병실 안에 만들어져 있다 보니 찾을 수 없었습니다.

또, 정문과 가장 가까운 보조 계단도 있었지만, 2층 병실을 증축하면서 이 보조 계단 출입문을 막아버린 상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 원래 계단으로 가는 문이 있는데 그 문을 막아놓은 건 맞고, 그 문이 있었으면 쉽게 내려갈 수 있었는데….]

3층 보조 계단 출입구 역시 불법 증축하면서 막아 놨고, 3층 옥외계단 출입문은 화장실 안에 있다 보니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모두,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었지만 단속도 시정 명령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비상계단이 있어도 쓸 수 없는 바람에 사망자 39명 가운데 2층과 3층에서만 서른 명이나 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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