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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증축에 막혀버린 비상계단…사라진 '생명의 통로'

불법 증축에 막혀버린 비상계단…사라진 '생명의 통로'

한상우 기자 cacao@sbs.co.kr

작성 2018.01.31 20:49 수정 2018.01.31 22:32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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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속보입니다. 세종병원 건물에는 모두 세 개의 비상대피 계단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불길이 막고 있던 중앙계단 말고 나머지 두 개 계단은 비상시 찾을래야 찾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불법개조로 막혀있거나 찾기 어려운 곳에 있던 게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한상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화재 당시 세종병원 2층에 있던 환자들은 대피 통로를 찾지 못해 고립됐습니다.

[화재 당시 세종병원 2층 입원 환자 : (비상구) 아무것도 이용을 못 했어요. 이용할 수도 없었고, 전혀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가까운 대피 통로인 중앙 계단은 이미 유독가스로 꽉 차 한 치 앞도 안 보였습니다.

[화재 당시 세종병원 2층 입원 환자 : (중앙) 계단으로 나가려고 문 열고 나가니까. 벌써 연기가 꽉 차서 계단으로 나갈 수가 없었고….]

이 중앙 계단 말고도 비상시에 이용할 수 있는 계단은 두 개 더 있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우선 외부로 연결된 옥외 계단. 하지만 이 옥외계단으로 통하는 출입문이 병실 안에 만들어져 있다 보니 찾을 수 없었습니다.

또 정문과 가장 가까운 보조 계단도 있었지만 2층 병실을 증축하면서 이 보조 계단 출입문을 막아버린 상태였습니다.

[경찰 관계자 : 원래 계단으로 가는 문이 있는데 그 문을 막아놓은 건 맞고, 그 문이 있었으면 쉽게 내려갈 수 있었는데….]

3층 보조 계단 출입구 역시 불법 증축하면서 막아 놨고 3층 옥외계단 출입문은 화장실 안에 있다 보니 쉽게 찾을 수 없었습니다.

이 모두 명백한 현행법 위반이었지만 단속도 시정 명령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비상계단이 있어도 쓸 수 없는 바람에 사망자 39명 가운데 2층과 3층에서만 30명이나 숨졌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김태훈,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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