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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뮤지컬 '캣츠' "퇴근길 한국팬들 영국 돌아가도 못 잊어요"

[인터뷰] 뮤지컬 '캣츠' "퇴근길 한국팬들 영국 돌아가도 못 잊어요"
“지난 10개월 동안 한국 투어를 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시간은 럼 텀 터거의 의상을 처음 입었을 때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공연을 마치고 퇴근길에 팬들을 만났던 그 순간도 기억이 남아요. 정말 기쁘고 행복했어요.”

뮤지컬 ‘캣츠’로 10개월 간 전국을 누빈 주역 로라 에밋(그라제벨라 역), 윌 리처드슨(럼 텀 터거 역), 크리스토퍼 파발로로(미스터 미스토펠리스 역) 등 세 명의 배우를 영하 20도의 혹한의 날씨에 만났다.

윌 리처드슨은 “북유럽에 스키타러 갈 때도 이런 추위는 아니었다.”며 옷깃을 여몄다. 앙코르 무대에 서고 있는 로라 에밋은 “행여 감기라도 걸리면 큰일이기 때문에 공연이 없을 땐 주로 숙소에 있고 비타민을 챙겨먹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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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이 ‘캣츠’ 무대에 섰던 지난 10개월은 한국 관객들이 그들에게 푹 빠지기 충분했던 시간이었다.

‘메모리’로 관객들을 매료시킨 로라 에밋, 잘생긴 외모와 남다른 끼로 여성팬들의 전폭적 사랑을 받은 윌 리처드슨, 고양이와 토끼를 반쯤 섞은 것처럼 귀엽고 재주 많은 크리스토퍼 파발로로는 특히 더욱 한국팬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그라자벨라는 ‘메모리’를 통해 고통을 노래하고 또 희망을 노래하기도 했어요. 그라자벨라가 고양이 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질 때는 경이롭고 감동적이죠. 그런 부분이 관객들에게 공감을 얻지 않았을까요?”(로라 에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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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즉흥적이고, 모든 사람들이 마법을 좋아하지 않나요? 미스터 미스토펠리스 고양이는 장기도 많고 재밌는 안무도 많아서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크리스토퍼 파발로로)

아무리 한국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더라도, 집을 떠나 한국에서 보낸 10개월이 힘들었을 터. 특히 원캐스트로 일주일에 8회 ‘캣츠’ 무대에 서야 했던 배우들은 무대 안팎에서 새로운 에너지와 영감을 얻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털어놨다.

“힘겨운 것에 익숙해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캣츠’를 하면서 이 공연에 얼마만큼의 에너지를 쏟아야 할지, 또 어떻게 컨디션을 관리해야 하는지 나름대로 방법을 얻어냈어요. 저에게는 혼자 있는 시간도 도움이 됐어요.”(로라 에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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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질 때는 ‘캣츠’를 볼 관객들을 떠올렸어요. 저희는 매일 반복하는 공연이지만 ‘캣츠’를 보러온 어린이 관객들의 경우에는 이 무대를 평생 기억할테니까요. 그런 생각을 하면서 지칠 때는 힘을 냈어요.”(윌 리처드슨)

특히 ‘캣츠’ 배우들 가운데 어린 축에 속하는 윌 리처드슨은 투어 공연 전과 후가 가장 많이 달라진 배우에 속한다. 연기 뿐 아니라 배우로서도 성숙함을 얻었다. 주변 배우들이 칭찬하자 “제발, 영국에 있는 저희 어머니에게 그 말(성숙해졌다)을 꼭 전해 달라.”며 농을 잊지 않았다.

‘캣츠’는 고양이들이 무대와 관객석을 오가며 연기를 펼친다. 따라서 즉흥적인 연기는 필수적이다. 배우들이 꼽은 가장 인상깊은 일들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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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남성 관객을 놀리려고 했는데요. 흰색 린넨 옷을 입고 있는 걸 보고 ‘아, 이건 안되겠다’ 하고 돌아온 적 있어요. 또 한번은 여성 분 앞에서 막 춤을 춘 다음에, 옆에 앉은 남성 관객에게 코트를 씌우고 도망갔는데 화가 난 표정을 지으며 따라 오셔서 깜짝 놀란 적이 있었어요.”(윌 리처드슨)

“무대 밖에서 일을 꼽자면, 배우들과 있었던 추억을 떠올리고 싶어요. 10개월 동안 ‘캣츠’ 공연을 하면서 할로윈 데이에는 숙소 복도에서 재밌는 복장으로 패션쇼를 하기도 했죠. 돌이켜 보면 단체 생활을 하면서 많은 추억이 있었어요.”(로라 에밋)

‘캣츠’ 배우들은 다음달까지 앙코르 무대에 오른다. 이 무대를 마치고 나면 배우들은 영국, 호주 등 집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배우들에게는 한국 관객들에게 넘치게 사랑받았던 소중한 기억이 여전히 가슴에 숨쉬고 있다.

“영국에도 이른바 ‘퇴근길’ 문화는 있어요. 영국은 배우들보다는 공연 팬들이 많죠. 선물을 주기도 하는데 주로 스크랩북이나 편지예요. 그런데 한국 팬들은 굉장히 헌신적이고 열정적이에요. 그런 점이 아주 신기했죠.”(로라 에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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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도 헌신적인 팬들이 있지만 한국만큼은 아니예요. 아주 긴 편지를 받은 적도 있고 그림 선물을 받은 적도 있어요. 누군가 그렇게 오랜 시간 저를 떠올리며 준비해줬다는 게 정말 감사했고 또 사랑스럽게 느껴졌어요.”(크리스토퍼 파발로로)

“굉장히 기억에 남는 팬이 많아요. 옷이나 향수를 주는 팬도 잇었고 책이나 편지를 주는 팬들도 있었어요. 대구 공연에서는 아주 특별한 선물을 받았는데요. 유리병 안에 럼 텀 터거가 든 램프를 받았어요. 불을 켤 때마다 제 캐릭터가 보이는 아주 정성스러운 선물이었죠. 굉장히 감사했어요. 영국에 가더라도 그런 기억은 잊지 못할 것 같아요.”(윌 리처드슨)

‘캣츠’ 앙코르 공연은 오는 18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세 배우들은 마지막까지 한국 관객들과 잊지못할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앞으로의 계획은 뭘까.

“투어생활을 오래 했고, 이제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가까워졌어요. 이제 다음 오디션도 알아봐야 하고 건강도 챙겨야 하죠. 앙코르 공연에서는 재밌는 이벤트도 할 계획이에요.”(로라 에밋)

“공연을 잘 마무리 하고요. 그 밖에 한국에서 못한 거나 못 가본 곳에 가보려고 하고 있어요. 요즘 매일 새로운 카페를 다녀보고 있거든요. 평창 올림픽은 아직 표를 못 구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한번 가보고 싶어요.” (윌 리차드) 

사진제공=클립서비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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