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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코알못' 학부모들 불안 파고드는 '코딩 학원'

[취재파일] '코알못' 학부모들 불안 파고드는 '코딩 학원'

겨울방학 맞아 코딩 사교육 과열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작성 2018.01.31 08:10 수정 2018.01.31 10: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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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코알못 학부모들 불안 파고드는 코딩 학원
서울 강남과 목동의 학원가에 새롭게 등장한 간판이 있습니다 ‘코딩 학원’이라는 간판입니다. 이들 학원 전단지에는 '자녀를 4차 산업혁명 인재로' 혹은 '2019년부터 초등 교과 도입!' 이란 내용이 공통적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오는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실과 시간에 코딩이 도입됩니다. 이에 대비한 학원들은 지난해 중순부터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본격 도입 1년 전인 이번 겨울방학을 맞아 인터넷과 전단지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서울 강남과 목동 일대의 이른바 ‘코딩 학원’들을 찾아가 어떤 걸 배우는 지 물어봤습니다. 강남의 한 학원 상담 담당자는 학교에서 배우게 될 코딩은 게임이나 다름없다며 깎아내리기부터 시작했습니다. 이미 초등학교 2학년생 학생들도 1-2달이면 끝낸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컴퓨터 특성화 고등학생들이 배우는 교육 내용들이 도움이 되는 코딩이라고 설명합니다. 리눅스, 파이썬 등등 컴퓨터 운영체제와 프로그래밍 언어를 늘어놓으며 아이들에게 이를 가르친다고 말합니다. “초등학교 3학년 이상, 앞서가는 아이들은 이미 이 정도 내용을 하고 있다”며 학부모의 경쟁 심리를 자극하는 말들도 쏟아냈습니다.

근처의 또 다른 코딩 학원을 찾아갔습니다. 이곳에서는 “학교 코딩은 쉽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면 금방 따라할 수 있을거다”라고 말합니다. 이윽고 “코딩으로 영재학교를 대비할 수 있다”며 “빠를 수록 유리하다”며 학원 수강을 유혹했습니다. 일주일에 두번 정도 수업을 받고 1-2년 정도 준비하면 올림피아드 수상을 할 수 있다며 말입니다. 지난해 자기네 학원에서 3명이 올림피아드 수상을 했다고 했습니다.

목동의 한 학원은 ‘초등학교 2학년부터 각종 경연대회를 준비해야만 특성화 고교나 대학 입시에 유리하다’는 말부터 꺼냈습니다. 그러면서 ‘고대, 서강대, 성균관대, 중앙대학교에서 이 소프트웨어 영재들을 위한 특별 전형을 만들어서 아이들끼리 경쟁을 시켜 선발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으로 올림피아드를 준비할 것을 권했습니다.

제가 찾아간 ‘코딩 학원’들은 대략 일주일 4시간 수업에 월 2~30만 원씩 수강료를 받았습니다. 이미 국영수 중심으로 사교육비를 들이고 있는 학부모 입장에선 또 하나의 부담입니다. 확인할 길이 없지만, 학원 측에선 방학을 맞아 초등학교 저학년생 학부모들 역시 수강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초등학교에 도입될 코딩은 1-2달이면 다 배운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초등학교 ‘코딩’교육과는 거리가 먼, 컴퓨터 특성화 고등학교 혹은 대학 전공자들이 배우는 컴퓨터 언어와 프로그래밍을 1-2년 꾸준히 배울 것을 권했습니다.

일선 학교의 코딩 선도 교육 담당 교사들이나 컴퓨터 교육과 교수들은 해당 학원들이 언급한 프로그램들에 대해 초등학생이 접하기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지나치게 앞서간 과정이라 아이들이 컴퓨터에 흥미만 잃을 수 있는 점도 우려했습니다. 그 정도 내용을 소화하는 건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굉장히 특화된 아이들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즉, 이른바 일부 코딩 학원들에서 가르치겠다는 내용은 과열된 선도 학습이라고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코딩’수업의 실체를 접한 바 없는 학부모들은 코딩이 ‘두려움’ 일 수도 있습니다. 코딩을 알지 못하는 이를테면 '코알못' 학부모들의 불안함은 학교 코딩 두세 달이면 알려주고, 더 나아가 올림피아드 같은 과실도 딸 수 있다고 말하는 학원이 성업하는 이유일 겁니다.
코딩 학원, 코딩 사교육대체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아이들은 어떤 걸 배우게 되는 걸까요. 해당 과목 시범 수업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들은 ‘엔트리’ ‘스크래치’ 같은 블록형 프로그램을 활용합니다. ‘교육용 코딩 프로그램’들입니다. 예를 들면 “병아리가 오른쪽으로 세 발자국 가게 하세요”라는 질문을 두고 프로그램을 짭니다. 복잡하거나 어려워 보이는 영어 프로그램 언어를 직접 타이핑하는 게 아닙니다. 알록달록한 블록 모양으로 형상화된 명령어들을 컴퓨터 논리에 맞춰 끼어 맞춥니다. 철저히 ‘직관적으로 컴퓨터의 논리에 맞춰 생각할 수 있도록’하는 교육용 프로그램입니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쉽게 그 수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 playentry.org/,   https://scratch.mit.edu/)

현장의 학생들은 거부감 없이 쉽게 코딩 수업을 받아들입니다. 블록으로 짜 맞춰 만들 프로그램은 게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해 20시간도 채 안되는 초등학교 코딩 수업은 이런 비교적 쉽고 흥미로운 내용으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겠다는 게 목표입니다. 새로 도입되는 코딩이 불안하다면, 불안해 하지 말고, 한번 아이들이 배우게 될 내용을 확인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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