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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곳곳서 반정부 시위…'푸틴 정적' 나발니 한때 구금

전국 도시 수십 곳서 '가짜 선거' 반대 시위…"시위대 240여 명 연행"

러시아 곳곳서 반정부 시위…'푸틴 정적' 나발니 한때 구금
▲ 알렉세이 나발니가 이끄는 반정부시위

오는 3월 러시아 대통령 선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힌 야권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출마가 좌절되면서 28일(현지시간) 러시아 곳곳에서 일제히 "가짜 선거"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러시아 당국은 허가받지 않은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나발니를 비롯한 시위대 수백명을 연행했으나 이날 밤 나발니를 석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모스크바를 비롯한 러시아 대도시 수십 곳에서 사실상 푸틴 대통령의 4연임을 확정 지을 3월 대선 보이콧을 촉구하는 반정부시위가 이어졌다.

모스크바에서는 나발니의 지지자들과 푸틴 대통령의 연임에 반대하는 시민 3천∼4천명이 집결해 "사기꾼과 도둑들"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에 둘러싸였던 나발니는 무허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경찰에 연행되면서도 시위대를 향해 거리로 나설 것으로 촉구했다.

나발니는 "당신들은 나를 위해 결집한 게 아니라 당신과 당신의 미래를 위해 모인 것"이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리며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러시아 당국은 이날 경찰 차량과 일반 버스를 도심에 투입해 진압에 나섰으나 예상과 달리 대규모 연행은 없었다.

집회에 앞서 경찰은 나발니의 본부 사무실 문을 전기톱으로 부수고 들어가 러시아 동부의 시위 소식을 전하던 생방송을 중단시켰고 나발니의 지지자들과 자원봉사자 일부를 연행했다.

정치적 체포를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는 이날 시위 과정에서 전국적으로 240명이 연행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나발니가 허가받지 않은 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최소 1천여명이 시위에 참여했고 러시아 극동 시베리아 등에서는 영하 45도의 혹한에도 시위가 이어졌다.

우랄산맥 인근 예카테린부르크에서는 시장을 포함한 시민 1천여명이 나발니의 대선 출마를 막은 푸틴 정부에 항의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위는 지난해 3월과 6월 수만명이 참가한 반부패 시위에 비하면 참가율은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었다.

지난해 집회에서는 경찰이 어린이를 포함해 1천여명을 연행했고 나발니도 15일과 25일, 20일 등 3번에 걸쳐 구류에 처하는 등 강한 진압에 나서면서 올해 시위 참가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날 시위 참가자들은 당국의 진압이 두렵지 않다며 "가짜 선거"에 불참하자고 호소했다.

러시아 문화부에서 일했다는 62세 엘레나 루체는 "이것은 선거가 아니다. 우리는 이미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고 알렉산드라 페도로바는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투표할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도 시위대가 "푸틴 없는 러시아", "푸틴은 도적" 등의 구호를 외쳤고 시위 참가자 안드레이 페트로프는 "변화를 원한다. 우리는 이 수렁에서 사는 데 지쳤다"고 외쳤다.

변호사이자 반부패 운동가 출신인 나발니는 야권 정치인으로 푸틴 대통령의 당선이 유력한 대선에서 그에 대적할 유일한 후보로 꼽혔으나 2009년 키로프주 정부 고문으로 일하면서 주 정부 산하 산림 벌채·목재 가공기업 소유 제품을 빼돌린 혐의로 5년 징역형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아 출마가 좌절됐다.

나발니는 유죄 판결이 정치적 목적에 의한 정략적 판결이었다고 맞서고 있다.

그는 자원봉사자 20만여명을 포함한 자신의 지지자들을 대거 동원해 선거 보이콧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푸틴 대통령이 3월 대선에서 4연임에 성공하면 2024년까지 집권하게 된다.

그는 이미 총리직까지 포함해 18년간 집권해 국민의 피로감도 쌓이고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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