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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사서 '살육' 말한 트럼프, 연두교서에서 통합 메시지 내놓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30일(현지시간) 예정된 첫 연두교서를 통해 백악관의 예고대로 '화합'과 '통합'의 메시지를 발신할지 주목된다.

백악관 측이 "당파를 초월해 초당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연설을 할 것"이라고 예고한 가운데 이번 연두교서는 '살육'의 어두운 그림자를 이야기했던 지난해 취임연설과 달리 '분열'이 아닌 '통합'을 강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지층과 친정인 공화당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 "트럼프 대통령 측 인사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연두 교서에서 지난 1년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을 보여주길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고 있다"며 "국가를 하나로 묶어내는 것이 바로 그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열렬한 지지층을 넘어서 대다수 미국인에게 다가갈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지에 대한 의심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백악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연두교서에서는 지난해 취임사에서의 분노 섞인 포퓰리즘과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초안 작성 작업에 참여한 한 고위관계자는 "미국의 가치를 울려 퍼지게 하며 애국심으로 나라를 한데 통합하는 연설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고 WP가 전했다.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도 "정치적 분열이 극심했던 지난 1년을 뒤로 하고 이뤄지는 이번 연두교서의 목적은 통합"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의 수사를 한쪽으로 치워놓고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상적인 대통령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재임 가도 및 향후 정치 지형을 좌우할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내부에서도 이번 연두교서가 나라 전체를 끌어안는 포용적 연설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고조되는 흐름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WP에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안 처리와 성공적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참석 등과 맞물려 매우 '대통령다운' 상태에 있다"며 "그가 미국 지도자로서 우리를 통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안을 제안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일부 국민을 향해 이야기할 게 아니라 대통령으로서 (전체를 향해)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의회 전문매체 더 힐도 "공화당도 이번 연두교서를 통해 '폭풍 속 고요'를 갈구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의 트윗을 통해 보여준 충동적 모습과 달리 신중하고 절제된 연설을 하는 것이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인사들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라는 찰리 덴트(공화·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의 발언을 소개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2월 말 의회 데뷔전이었던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통해 안정적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의혹을 폭로하는 트윗으로 모든 걸 원점으로 되돌린 전철을 이번에도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언론들은 내다봤다.

한편 스티븐 밀러 백악관 선임 고문과 롭 포터 비서관이 이번 연설문 작성 작업을 주도해 초안은 지난주 완성됐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손으로 수정하며 퇴고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폴리티코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과 30일 리허설도 가질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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