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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트랙 정보 유출? 봅슬레이연맹의 거짓 주장

[취재파일] 트랙 정보 유출? 봅슬레이연맹의 거짓 주장

SBS 보도에 대한 봅슬레이연맹의 주장 반박

최희진 기자 chnovel@sbs.co.kr

작성 2018.01.27 14:23 수정 2018.01.27 15:11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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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5일 SBS 8뉴스 보도대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에서 평창올림픽 주관방송사인 SBS가 지난 25일 스포츠뉴스를 통해 방영한 저의 ( ▶ 2·9번 커브가 중요해요…평창 썰매 종목은 이곳이 승부처!)라는 보도를 놓고 트랙 정보가 유출돼 우리 대표팀에 초비상 상태가 걸렸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어제(26일) 언론사에 배포했습니다. 그런데 연맹의 보도자료에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아 바로잡고자 합니다. 먼저 리포트의 취지는 평창 올림픽 때 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등 썰매 종목이 열리는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특징과 난코스 그리고 승부처를 소개하는 것이었습니다.
봅슬레이 훈련 모습 ● 대표팀 훈련 장면 노출?

연맹은 우리 대표팀의 훈련과 주행 라인이 적나라하게 방영돼 경쟁국들에게 우리의 전략이 노출됐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우선 방송에 나간 주행 장면은 우리 대표팀이 아니라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는 대표팀 상비군들의 훈련 모습입니다. 제가 취재를 갔을 때 스켈레톤 윤성빈, 봅슬레이 원윤종-서영우 등 평창 올림픽에 나설 대표 선수들은 훈련을 하고 있지 않았고 현장에도 없었습니다.
지난해 3월 평창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8차 대회 중계 영상 모음 (사진 출처=국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유튜브 채널) ● 트랙 정보-주행라인 노출?

연맹은 저의 보도 때문에 트랙 정보가 유출됐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트랙 정보는 이번에 저의 리포트를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진 것이 아닙니다. 이미 지난해 테스트 이벤트를 통해 국제 대회를 치러 전 세계에 공개됐습니다. 지난해 2월 루지 월드컵과 지난해 3월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때 전 세계 선수들은 평창 트랙에서 실전을 치렀습니다. 그 때 외국 선수들은 평창 트랙과 주행 라인을 촬영하고 분석했습니다. 당시 SBS 스포츠채널에서는 TV를 통해 봅슬레이-스켈레톤 월드컵 경기를 생중계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국제 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과 루지연맹 홈페이지 그리고 유튜브 채널에는 당시 모든 경기 중계 영상이 올라와 있어 누구든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봅슬레이-스켈레톤의 5개 세부 종목(남녀 스켈레톤, 남녀 봅슬레이 2인승, 남자 봅슬레이 4인승)과 루지의 4개 세부 종목(남녀 루지 1인승, 2인승, 팀 릴레이)까지 9개 종목 전 경기가 20시간 넘는 분량으로 슬로비디오까지 생생하게 올라와 있습니다. 물론 우리 선수들의 경기 영상과 주행 라인도 여기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게다가 이번에 뉴스에 나간 화면은 대표 선수들의 주행 장면도 아닌데다 분량도 7초에 불과한데 연맹에서는 이를 문제 삼고 있는 것입니다. 제 리포트에 나간 나머지 대부분의 영상은 지난해 테스트 이벤트 때 경기 영상들입니다.

또 외국 선수들은 대회뿐만 아니라 국제연맹에서 실시하는 평창 트랙에 대한 국제 훈련주간을 통해 이미 평창 트랙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코스를 파악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도 지난해 3월과 10월 두 차례 전 언론사들을 상대로 한 공식 미디어데이를 실시해 이미 우리 선수들의 트랙 훈련 모습을 공개해 이 때 방송사들의 촬영이 이뤄졌고, 그 밖에 언론사들이 개별 기획 취재를 통해서도 훈련 장면과 주행 라인이 방송으로 나갔습니다.
최근 평창 트랙 관련 국내 언론 보도 최근 평창 트랙 관련 국내 언론 보도 최근 평창 트랙 관련 국내 언론 보도
● 다수의 언론사들이 트랙에 관한 보도 자제?

연맹에서는 다수의 언론사들의 트랙에 관한 보도를 자제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특성과 난코스(2번·9번 커브)를 소개한 국내 언론사(방송사, 신문사, 통신사, 인터넷 매체) 들의 보도는 이미 1년 전부터 쏟아져 나왔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지난해 두 차례 테스트 이벤트 당시 난코스를 소개하고 이에 대한 우리 선수들과 외국 선수들의 인터뷰까지 이미 기사화됐습니다. 평창 올림픽이 임박하면서 최근에는 SBS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다른 언론사들의 분석 기사가 더 많아졌습니다. 승부처인 2번과 9번 커브가 왜 어렵고 어떻게 공략해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것은 시청자들과 독자들에게 평창 올림픽 썰매 종목 경기의 관전 포인트를 소개하고 이해를 돕기 위한 기사로 언론사로서는 충분히 다룰만한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 허가 절차 없이 촬영했다?

SBS가 허가 없이 촬영을 진행했다는 연맹의 주장은 거짓입니다. SBS는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시설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사전에 취재 허가를 받고 촬영을 진행했습니다. 평창 슬라이딩센터의 촬영 허가는 평창 조직위에서 담당합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평창 조직위의 허가를 받고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사전에 보낸 취재 요청 이메일에 <1.촬영 목적 : 평창 슬라이딩센터 소개, 2. 촬영내용 : 평창 슬라이딩센터 트랙과 커브 구간>이라고 분명히 적시했고, 취재 명단과 차량번호까지 적시해 조직위 담당자로부터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습니다. 당일 트랙 촬영도 평창 조직위 직원의 인솔을 받으며 진행했습니다. 평창 슬라이딩센터는 입구부터 보안 요원들이 지키고 있고 통제하기 때문에 사전 허가 없이는 들어갈 수조차 없습니다. SBS는 지난 17일 평창 조직위에서 정해준 시간에 찾아가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평창 조직위에서는 평창 올림픽 사전 취재를 원하는 언론사들을 위해 매주 요일을 정해서 정해진 시간에 설상 종목과 빙상 종목 경기장 취재를 허용했습니다.

● 해당 방송국 기자에게 경기장 출입, 촬영 목적과 그 절차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한 상태?

봅슬레이연맹은 해당 방송국 기자인 저에게 경기장 출입과 촬영 목적, 그 절차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청하고 진위 파악에 나섰다고 보도자료에 적시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요청을 받은 바가 없습니다. 오히려 이에 대해 직접 해명하기 위해 대한봅슬레이연맹 회장과 사무처장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았고, 관련 내용을 담아 이메일도 보냈는데 답장도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정당한 절차를 거쳐 취재를 진행했고, 대표 선수들의 주행 라인도 촬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트랙 정보는 이전부터 이미 공개되어 있었고, 트랙 정보에 관한 기사들도 숱하게 많이 있습니다.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 연맹에서는 SBS가 마치 평창 트랙의 2번과 9번 커브 정보를 세상에 처음으로 노출시켜 우리 대표팀의 메달 전선에 차질을 빚었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평창 올림픽 메달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우리 대표 선수들의 훈련을 방해하기 위한 의도는 절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연맹이 왜 이 시점에서 유독 SBS의 트랙 정보에 대한 보도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SBS에서는 어제 연맹의 보도자료를 접한 뒤 연맹 회장과 사무처장 이메일로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보도자료에서 잘못된 내용을 지적하고 정정을 요청했지만 아직까지 답변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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