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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증오로 시작되는 차별, 차별이 부추기는 테러

[취재파일] 증오로 시작되는 차별, 차별이 부추기는 테러

이혜미 기자 param@sbs.co.kr

작성 2018.01.26 15:13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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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독일 언론에 눈길을 끄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독일 동부 작센주에서 한 여성이 견주와 함께 있던 개에 물렸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개가 사람을 문 건 특별한 사건이 아닌데, 개에 물린 여성이 에티오피아 출신의 19살 난민이라는 사실이 특별했습니다.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현지 경찰은 개가 난민을 문 것에 인종차별주의적 동기가 깔려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이 사건을 '테러·극단주의자 방어센터'에 배당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작센주는 극우 성향이 강한 곳으로, 극우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의 공동대표를 지낸 프라 우케 페트리가 출마해 당선된 곳입니다.

● 설 자리 좁아지는 '난민의 천국'

2015년 9월, 터키의 한 해변에서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된 세살배기 시리아 아기 쿠르디의 사진은 난민 문제에 커다란 경종을 울렸습니다. 같은 해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난민 포용정책을 펴면서 140만 명의 난민을 받아들였습니다. 독일 국민들은 기차역마 다 몰려나와 난민들을 환영했고, 난민들의 독일 생활을 돕기 위한 가이드북도 출간됐습니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들의 엄마', 독일은 '난민들의 천국'이 됐습니다.
터키 해안가에서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이 아일란 쿠르디(Alan Kurdi)그랬던 독일의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잇따라 터진 테러가 결정적 원인이었습니다. 이듬해 7월, 독일 안스바흐 음악축제 현장 주변에서 자폭테러가 발생했고, 남부 뷔르츠부르크에서는 열차 도끼 테러가 발생했으며,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수도 베를린에서 트럭 테러가 발생해 12명이 숨졌습니다. 음악축제 테러범은 시리아, 열차 도끼 테러범은 아프가니스탄, 트럭 테러범은 튀니지 출신 난민이었습니다.

난민 포용정책에 대한 불만이 쌓였고, 총선에서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습니다. 반난민 성향의 정당 AfD가 제3당으로 급부상한 겁니다. AfD는 지지세력을 등에 업고 SNS를 통해 반난민·인종차별적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AfD의 SNS 활동이 난민을 상대로 한 증오 범죄를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을 정도로 발언 내용은 선동적이며 과격했습니다.

● 반난민 정서의 산물 '인종차별'

우리가 심각하게 봐야 할 문제는 표출된 반난민 정서가 인종차별주의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독일과 인접한 오스트리아에서는 새해 첫 번째 태어난 아기가 인종차별의 표적이 됐습니다. 아기의 어머니가 무슬림 복장을 하고 사진을 찍은 게 화근이었습니다. 아기와 가족의 사진이 올라온 페이스북에는 증오가 섞인 인종차별적 메시지가 가득했고, 관련 페이지는 삭제됐습니다.

인종차별을 이야기할 때 이 사람 얘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입니다. '거지 소굴(shithole)' 발언으로 인종차별 정서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들을 겨냥해 "우리가 왜 거지 소굴에서 온 이민자를 받아줘야 하느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파문이 커지자 뒤늦게 "나 는 인종주의자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거지 소굴'로 지목된 국가들의 분노를 잠재우진 못했습니다.
'거지소굴' 발언 파문 확산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미국 관광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미국 NBC 방송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취임 후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 수가 감소해 46 억 달러, 약 4조 9천 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4만 개의 일자리가 감소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과 잇단 인종차별 발언이 미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줬고, 이 때문에 미국을 찾는 외국인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 '차별'이 또다른 '테러' 만든다

스웨덴의 의류 브랜드 H&M은 최근 인종차별 광고를 게재했다가 호된 질타를 받았습니다. 흑인 어린이 모델에게 인종 비하 의미가 담긴 '원숭이'라는 단어가 적힌 옷을 입힌 게 문제였습니다. 남아공에서는 야당 지지자들이 H&M 광고에 항의하며 시위를 하다가 매 장을 공격하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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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프로축구 리그에서 활동하는 선수 중에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살로몬 칼루라는 공격수가 있습니다. 인종차별에 관한 자료를 찾다가 칼루가 지난해 영국 BBC 방송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 기억에 남아 마지막으로 소개합니다.  "인종차별은 테러리즘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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