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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6+6' 동상 취약 부위…그리고 '북극한파'용 복장

[취재파일] '6+6' 동상 취약 부위…그리고 '북극한파'용 복장
서울의 기온이 영하 16도까지 떨어진 어제(24일), 지인을 배웅하느라 인천국제공항을 찾았습니다. 공항 외부에 놓여있던 트롤리를 잡아끄는데, 플라스틱 손잡이에 손이 그대로 달라붙는 느낌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차갑다는 느낌조차 들지 않고, 이대로 계속 잡고 있으면 동상에 걸릴 수도 있겠다는 공포감만 스멀스멀 피어올랐습니다. 동상은 심한 추위에 노출됐을 때 피부 조직이 얼어 그 부위에 혈액 공급이 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올겨울 추위 탓에 병원을 찾은 한랭질환자는 328명으로 이 가운데 동상 때문에 치료받은 사람은 58명이나 됩니다. 질병관리본부가 집계한 이 통계는 지난해 12월 1일부터 이번 '북극 한파'가 찾아오기 직전인 지난 22일까지의 수치입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극도로 추운 날에는 가능한 실내에 머물고, 꼭 나가야 하는 경우엔 동상과 저체온증 같은 한랭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반드시 복장을 제대로 갖춰 입으라고 권고합니다. 겨울에 입는 일반적인 복장보다 더 따져야 할 게 많습니다. 외출 전에 여섯 가지를 따져봐야 합니다. 조이지 않는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귀를 덮는 모자와 목도리(또는 마스크), 장갑, 방수 부츠, 방수 코트를 착용하는 게 정석입니다. 동상 위험이 큰 코와 귀, 발가락, 뺨과 턱, 손가락, 이 여섯 가지 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특히 노약자나 야외에서 오랜 시간 머무르는 사람은 복장을 잘 갖춰야 합니다. 추운 방 안에서 잠자는 아기도 한랭질환에 취약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보온에 신경 써야 합니다.

미국 메이오 클리닉은 기온이 영하 15도까지 떨어지면, 풍속이 빠르지 않아도 동상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합니다. 얼음이나 차가운 금속 같은 걸 만져도 동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장갑이나 적절한 방한 용품을 갖추지 않은 채 이런 차가운 물체를 만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강력한 한파에도 밖에서 일하거나 야외 활동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술을 마시는 것도 금물입니다. 음주 후 체온이 올라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일시적인 현상입니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되면서 열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강추위가 들이닥쳤을 때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추위에 금주하는 것은 저체온증 예방에도 매우 중요합니다.
저체온증, 한랭질환(사진=연합뉴스)
오랜 시간 추위에 노출된 이후 피부에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거나, 피부가 붉어지고 가려우면 동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따뜻한 곳으로 가서 젖은 옷이나 신발은 벗고, 동상 의심 부위를 따뜻한 물(섭씨 40~42도)에 담그거나 따뜻한 물수건을 대주는 것이 좋습니다. 발가락 동상이 의심된다면 가능한 걷지 말아야 합니다. 동상과는 별개로 의식이 저하되고 말이 어눌하게 나오는 증상이 나타난다면, 저체온증을 의심하고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합니다. 저체온증에 빠졌는데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올겨울 한랭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7명은 모두 저체온증으로 숨졌습니다.

금요일인 내일은 서울 최저기온이 영하 17도까지 떨어질 전망입니다. 오늘과 내일, 꼭 외출해야 한다면 피부가 심한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 장비를 갖춰야 합니다. 곧 개막하는 평창올림픽 설상종목 관람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내에서 진행되는 빙상 종목과 달리 설상 종목은 야외에서 경기가 열리고 관람석도 외부에 노출된 경우가 많습니다.

종목과 경기 내용에 따라 다르지만 경기가 꽤 오랜 시간 진행되기 때문에, 오늘·내일 같은 강력한 한파가 아니더라도 방한 복장을 잘 갖춰야 합니다. 오랜 시간 눈밭 위에 서서 경기를 지켜보거나, 경기장을 오가다 신발이 젖을 수 있는데, 이 경우 동상 위험이 있습니다. 방수가 되는 신발을 신고 발을 따뜻하게 해야 합니다. 다만 옷이나 양말을 혈액 순환이 되지 않을 정도로 꽉 끼게 여러 겹 입고 신는 것은 한랭질환 예방에 더 해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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