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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자발찌 차고 피투성이 폭행…피해자 "재발 막으려 공개"

가해자,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 끊어

<앵커>

전자발찌를 찬 성범죄 전과자가 성폭행을 시도한 사건이 또 벌어졌습니다. 피해 여성은 저항하면서 피투성이가 될 정도로 맞았는데, 이 여성은 이런 사건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며 폭행 상황을 담은 CCTV 영상을 SBS에 제보해왔습니다. 매우 끔찍한 장면이지만 제보자의 뜻대로 '전자발찌 제도의 실효성 문제'를 환기하기 위해 저희는 이 영상을 보도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일 여성 미용사 혼자 있던 경기도의 한 미용실에 덩치 큰 40대 남자가 들어섰습니다.

[피해 미용사 : 흰 머리가 몇 가닥 없어요. 염색을 할 머리가 아니에요. 그런데도 검정으로 염색하겠대요.]

염색약 바르는 걸 마치고 미용사가 칸막이 뒤쪽 싱크대로 가자 남자가 뒤따라 들어갑니다. 그리곤 곧바로 칸막이가 심하게 흔들립니다.

[(갑자기) 목부터 조르면서 맞은 거 같아요. 맞으면서 제가 바닥에 누웠고, 여기 물린 자국도 있고요 .]

갑자기 시작된 폭행, 여성은 곧바로 안간힘을 다해 벗어나려 했지만 범인은 여성의 얼굴을 마구 때리고 머리를 잡아 바닥에 내려찍었습니다.

밖에서 안 보이는 데로 끌려가지 않으려 여성이 저항하자 머리를 잡아 내려찍기를 수십 차례, 이미 얼굴이 피투성이가 됐는데도 또다시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발로 밟고 그것도 모자라 화분에 있던 돌까지 들어 폭행했습니다.

10분 가까이 끔찍하게 폭행당한 여성은 제발 그만하라고 애원했지만 돌아온 건 잔혹한 주먹질이었습니다.

['그만 가 주시면 안 돼요? 제발 그냥 가 주세요' 라고 제가 사정 사정을 했어요.]

여성의 손발을 테이프로 묶고 달아난 가해자는 성폭행 전과 때문에 전자발찌를 찬 보호관찰 대상자였는데 범행 직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가해자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질러야 하기 때문에 (폭행으로) 상대를 아주 빠른 시간 안에 제압했어야만 했을 것이고.]

보호관찰 담당 기관은 가해자가 서울 집에서 약 20킬로미터 떨어진 경기도에서 성폭행 시도를 하고 목숨을 끊을 때까지 전혀 손을 쓰지 못했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피해를 사전에 막아야 한다는 목적으로 도입한 (전자발찌) 제도가 목적 달성을 못하고 있는 것은 사실은 이 제도를 도입했던 법무부에도 책임이 있는 거예요. 그런 차원에서 보면 (이 문제를 공론화하겠다는) 이 피해 여성은 지금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계신 거죠.]

[피해 미용사 : 저 같은 피해자가 더 이상 생기면 안 되고요, 전자발찌는 과연 누구를 위한 건지도 모르겠고. 저는 이렇게 (피해 사실을) 공개를 하지만 공개를 못 하신 분들도 꽤 많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 분들도 하루하루 살아가기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에 (제보를 결심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흥기, 영상편집 : 오영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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