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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코비치를 꿈꾸던 소년…이제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합니다


보고있다
정현

“노박 조코비치요.”

13살 소년의 인터뷰.
롤모델로 조코비치를 꼽았습니다.

16살, 주니어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낸 뒤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더 열심히 노력해서
 조코비치처럼 끈질긴 수비와
 화끈한 공격력을 갖춘 선수가 되겠다.”

   - 연합뉴스
      ‘정현, 오렌지보울 테니스대회 남자 16세부 우승’
       (2011. 12.11)
조코비치를 동경했던
이 소년의 이름은 정현.
그는 선천적으로 약시가 있었습니다.

초록색 테니스장에 발을 들인 것도
‘약시’ 때문이었습니다.
“아이 눈을 위해
초록색을 많이 보게 하세요.”

치료 목적으로 시작했지만
소년 정현은 뛰어난 재능을 보였습니다.

결국 정현은 테니스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소년은 조코비치를 꿈꾸며
밤낮으로 연습했습니다.

그가 연습한 주차장 벽엔
테니스공 자국들이 선명할 정도였습니다.


테니스 변방인 한국에서
테니스 선수로 산다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2015년 정현 선수가 활동하던
삼성증권 테니스단이 해체됐습니다.
동료선수, 감독, 코치와 헤어지게 된 
정현 선수는
마음고생을 겪어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2016년 스무 살이 된 그는
꿈꾸던 우상과 드디어
한 코트 위에서 만납니다.
결과는 0:3 패.

조코비치 선수는 박수로
정현 선수를 격려했습니다.

“정현은 분위기를 타면
좋은 서비스를 넣을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다.”
- 조코비치 (2016. 01. 18)
그로부터 2년 뒤인 지난 22일,

그는 자기 우상과
코트 위에서 다시 만났습니다.
이전과는 달랐습니다.
묘한 긴장감이 코트 위에 흘렀습니다.

3시간 21분
숨 막히는 싸움 끝에…

3 : 0
전 세계랭킹 1위 조코비치 선수는
정현 선수에게 무릎을 꿇었습니다.
패배 직후 그는
테니스 후배 정현 선수의 가슴을 토닥이며
진심으로 격려했습니다.
“정현은 벽 같았다.”

조코비치 선수는
칭찬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부상에서 완쾌된 것인지 묻는 말에
그는 정색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오늘 밤 내 부상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마땅히 인정받아야 할 정현의 승리에
누를 끼칠 수 있다.”
정현 선수도 인터뷰에서
조코비치에게 경의를 표했습니다.

조코비치를
보는 것 같았어요.

조코비치를
흉내내려 노력하죠.
제 우상이니까요.
“조코비치와
겨뤘다는 것만으로
행복했어요.

영광이었습니다. 
오늘 제 꿈을 이뤘습니다.”
24일 오후
정현 선수는 다시
테니스 샌드그렌 선수를 3:0으로 꺾고
4강전에 진출했습니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 4강에 오른 정현 선수.
조코비치를 꿈꾸던 소년은
이제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충 온 파이어!

"노박 조코비치요" 테니스 선수 정현은 어릴 때부터 노박 조코비치 선수를 우상으로 삼았습니다.

'약시' 치료를 위해 아버지 권유로 테니스를 시작한 그는 누구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보이며 국가대표 선수로 성장했습니다.

2016년 그는 드디어 코트 위에서 자신의 우상 조코비치 선수를 만났습니다. 결과는 0:3 패.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22일, 정현 선수는 다시 조코비치와 맞붙었고 결국 3:0으로 자신의 우상을 꺾었습니다. 조코비치도 정현 선수를 진심으로 축하했습니다.

24일 오후 정현 선수는 4강에 진출했습니다. 조코비치를 꿈꾸던 소년은 이제 더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기획 하대석, 권수연 / 그래픽 김민정

(SBS 스브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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