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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우랄블로킹에 북극한파까지…다음 달 초까지 춥다

[취재파일] 우랄블로킹에 북극한파까지…다음 달 초까지 춥다
매서운 칼바람에 전국이 꽁꽁 얼었다. 오늘(23일) 서울의 기온은 영하 13.5도까지 떨어졌고 화천 광덕산의 기온은 영하 23.6도까지 곤두박질쳤다. 찬바람에 하늘은 높고 푸르기만 하다. 오늘 서울에서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리는 20km를 넘어섰다. 지난 주 내내 말썽을 부렸던 미세먼지도 사라졌다. 서울의 미세먼지(PM10)농도는 30㎍/㎥ 미만으로 떨어졌고 초미세먼지(PM2.5) 농도는 10㎍/㎥ 아래로 떨어졌다. 말 그대로 '좋음' 상태다.

최강한파는 이제 시작이다. 내일은 더 추워진다. 내일 서울의 아침기온은 영하 17도까지 떨어지겠고 내륙 산간지방의 기온은 대부분 영하 20도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올겨울 들어 가장 낮은 기온이다. 서울에 내려졌던 한파주의보는 한파경보로 강화됐다. 2016년 1월 이후 2년만의 한파경보다. 뿐만 아니라 강원영서남부와 충청, 전북내륙, 경북내륙까지 한파경보가 확대 발령됐다. 전남과 경남에는 한파주의보가 내려졌다.

특히 이번 한파는 오래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예상으로는 목요일(25일)인 모레도 서울의 기온은 영하 16도까지 떨어지겠고 금요일(26일)에는 영하 15도, 토요일(27일)에도 영하 11도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당분간은 낮 최고 기온도 영하 10도 안팎에 머물 전망이다. 다음 주에는 이번 주보다는 한파가 덜하기는 하겠지만 여전히 추운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 달 초까지는 서울의 아침 기온뿐 아니라 낮 기온도 영상으로 올라서지 못할 것으로 기상청은 예상하고 있다. 다음 달 초까지 적어도 열흘 이상은 추위가 이어지는 것이다.

왜 이렇게 기록적인 한파가 오래 이어지는 것일까? 기상청은 우선 러시아 우랄산맥과 러시아 북쪽 카라해와 바렌츠해 부근에 만들어진 키 크고 강한 고기압을 지목하고 있다(아래 모식도 참조). 우랄산맥 부근에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키 크고 강한 고기압은 비슷한 위도를 따라 흐르는 북반구 제트기류의 흐름을 가로막고 크게 굽이치게 만든다. 이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저지고기압(Blocking high), 이른바 블로킹이다. 보통 블로킹이 만들어지면 블로킹 서쪽으로는 상대적으로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올라가는 반면 블로킹 동쪽으로는 차가운 북쪽의 공기가 내려온다. 결국 우랄블로킹이 북극에 있는 찬 공기를 한반도가 있는 동아시아지역으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비정상적으로 만들어진 우랄블로킹이 기록적인 한파를 몰고 오고 있는 것이다.
[취재파일] 우랄블로킹에 북극한파까지…다음 달 초까지 춥다
특히 북태평양 베링해와 척치해 부근에는 우랄블로킹보다는 작지만 또 하나의 블로킹이 있다. 이 블로킹은 말 그대로 한반도로 내려온 북극의 찬 공기가 동쪽으로 빠져나기지 못하게 막고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반도 부근으로 내려온 북극의 찬 공기가 오도 가도 못하고 머물면서 한파가 오래 이어지는 것이다.

아직 블로킹이 강하게 발달하는 이유가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북극의 고온현상과 관련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북극에 기록적인 고온현상이 이어지면서 러시아 북쪽 카라해와 바렌츠해의 해빙(sea ice)이 기록적으로 녹아 있는 상태다. 척치해와 베링해 부근도 해빙이 녹아내린 것은 마찬가지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북극해 전체 해빙면적은 1979년 위성관측을 시작한 이래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북극의 고온현상, 특히 우랄산맥과 카라해와 바렌츠해, 그리고  베링해와 척치해 부근의 고온현상으로 해빙이 녹아내렸고 이 같은 고온현상으로 키가 크고 강한 고기압이 만들어져 한반도에 최강의 한파를 몰고 왔고 또한 한파가 오래 이어지는 것이다.

한반도 한파의 또 하나의 이유는 북극진동(Arctic Oscillation)을 들 수 있다. 미국 해양대기국(NOAA)이 분석한 북극진동지수(AOI)를 보면 지난 주말부터 음(-)의 값을 나타내고 있다. 북극진동지수는 북극과 중위지역의 온도나 지오포텐셜고도(geopotential height) 차이 등을 이용해 산출하는데 북극진동지수가 음(-)의 값이라는 것은 북극과 중위도의 고도나 온도 차이가 평소와 달리 감소하면서 제트기류가 위도를 따라 동서방향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약해진 제트기류가 남북방향으로 크게 굽이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약해진 제트기류가 심하게 굽이치면 굽이칠수록 평소 북극에 갇혀 있던 찬 공기는 굽이치는 제트기류를 따라 중위도 지역으로 쏟아져 내리게 된다. 이른바 북극한파다. 우랄블로킹에 북극한파까지 더해져 올겨울 최강한파가 찾아온 것이다. 북극진동지수는 앞으로 적어도 열흘 이상은 음(-)의 값을 보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적어도 2월 초까지는 추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칼바람에 미세먼지는 사라졌지만 이번에는 에너지 빈곤층이 걱정이다. 한파가 적어도 열흘 이상, 다음 달 초까지 오래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더 걱정이다. 공짜버스도 공짜버스지만 모두가 따뜻하게 맹추위를 넘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 북극진동지수, 미 해양대기국 기후예측센터(NOAA CPC)
( http://www.cpc.ncep.noaa.gov/products/precip/CWlink/daily_ao_index/ao_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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