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폭락에도 식지 않은 일본의 비트코인 열기…왜?

적극적 광고공세… '가상화폐' 걸 그룹까지

박진원 기자 parkjw@sbs.co.kr

작성 2018.01.22 16:21 수정 2018.01.22 16:44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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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중국, 독일 등 세계 각국의 가상화폐 거래에 대한 규제강화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가상화폐에 대한 일본의 열기가 식지 않는 것은 왜일까? 일본의 경제주간지 도요게이자이(東洋經濟)가 던진 질문이다. 도요게이자이는 오늘(1/22)자 인터넷판에 올린 <비트코인 폭락에도 식지 않는 일본인의 열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인의 비트코인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그 대표적 이유로 가상화폐를 다루는 일본 거래업체들의 적극적 광고공세를 꼽았다.
도요게이자이의 기사 일부일본의 대형 가상화폐 거래업체인 코인체크는 지난달(2017년 12월) 상순부터 유명 코미디언이자 탤런트인 데가와 테츠로(出川哲郞)를 기용한 TV광고를 내보낸 결과 지난달의 구좌 신청건수가 그 전달(2017년 11월)에 비해 10배 늘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이 업체의 지난달 현물 거래 기준 거래 금액만 3조원에 달했다고 한다. 이 밖에 중견 거래업체인 자이프(Zaif)도 지난달 중순부터 코미디언 콤비 가마이타치가 등장하는 유튜브 동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도요게이자이는 이런 업계의 적극적 홍보와 함께 개인 투자자들에게 기대되는 호재로 가상화폐의 미국 상장지수 펀드(ETF) 승인 가능성을 들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와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선물거래에 이어 ETF 승인이 이뤄진다면 새로운 투자자의 유입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이어 GMO 인터넷, DMM.com 등 일본의 대형 인터넷 업체가 가상화폐 채굴사업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어 향후 안정적 가상화폐 공급과 유동성의 확대가 기대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시에 가상화폐의 불안재료들도 꼽았다. 각국의 규제강화에 더해 현재 시장은 투자·투기화 경향을 보이고 있어 매우 거친 등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지적했다. 가상통화는 각국이 발행하는 법정통화와 달리 국가가 가치를 보증하지 않으며 그 가치를 믿는 사람들에 의해 성립되는 구조로, 이를 블록체인이란 기술이 떠받치고 있는데 이런 구조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기 보다는 단순히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한 투자·투기의 대상으로 삼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 화폐는 결제나 송금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않으면 그 기능을 다한다고 할 수 없는데 일본이 다른 나라들에 앞서 자금결제법을 개정해 지난해 4월 가상화폐에 새로운 결제수단의 지위를 부여했지만 아직 그렇게 이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상화폐가 새로운 금융시스템으로 발전할지 아니면 투자자들의 돈벌이 수단에 머물지는 업계와 당국이 시장을 건전하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여부에 달렸다고 기사를 마무리했다.

도요게이자이는 현재 일본에서 발행되고 있는 주간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잡지로 닛케이(日經)비즈니스, 주간 다이아몬드에 이어 판매부수 3위를 기록 중인 경제주간지이다. 이런 경제전문지의 일본의 가상화폐 열기에 대한 원인 분석 역시 앞서 봤듯이, 상당히 상식적 수준에 머물고 있었다.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욕망에 대한 논리적 분석이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가운데 니혼게이자신문 인터넷판은  <옆집 잔디는 푸르러 보인다 –비트코인 버블>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비트코인 열기에 편승한 관련 사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첫 번째로 소개된 것은 지난 12일 데뷔해 상당한 화제를 불렀던 가상화폐 걸그룹 ‘가소츠카 소녀(假想通貨少女)’. 일본의 연예 기획사 신데렐라아카데미가 자사 소속 아이돌 그룹 ‘세이자햣케이(星座白景)’의 유닛 그룹으로, 15살에서 22살 사이의 여성 멤버 8명이 각각 비트코인, 비트코인 캐시, 이더리움, 네오 등 각자가 담당하는 가상화폐의 심볼이 그려진 마스크를 쓰고 활동한다.

도쿄 지요다구의 라이브홀에서 열린 이들의 데뷔 공연의 입장권과 관련 상품은 가상화폐를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했는데 이 자리에서 이들은 <달과 가상화폐와 나> 등 3곡의 신곡을 선보였다. 이 행사는 TBS, TV아사히 등 일본 언론뿐 아니라 로이터, AFP, 파이낸셜타임즈 등 외신을 통해서도 세계 각국에 타전됐다. 화제 끌기에는 성공한 셈이다. 지난 12일 유튜브에 공개된 <달과 가상화폐와 나>의 첫 라이브 동영상은 현재 3만뷰를 기록 중이다.
 
이 밖에도 중국에서의 가상화폐 거래를 승인·기록하는 오사카의 업체에는 증권사나 은행 등 약 20개사로부터 제휴가 제의가 있어졌고, 현재 채굴 전용기기의 가격은 계속 오르는 가운데 재고는 바닥 상태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경기침체 속에서 성장해온 20~30대에게 지난해 가상화폐의 폭등은 처음 경험하는 버블(거품)이라며 버블 붕괴의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는 옆집 잔디가 더 푸르러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