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자오쉬 전 중국 외교부 대변인
차기 유엔주재 중국 대사에 마자오쉬 전 외교부 대변인이 내정돼 시진핑 국가주석의 '외교 굴기'를 펼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이신문은 지난 20개월 동안 제네바대표부 대사로 일했던 마자오쉬가 지난주 중국으로 돌아왔으며, 이는 차기 유엔주재 중국 대사를 맡기 위한 것이라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는 2007년부터 제네바대표부 대사를 맡았던 리바오둥이 2010년 유엔주재 중국 대사로 임명됐던 전철을 따른 것입니다.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류제이 전 대사가 지난해 10월 국무원 타이완판공실 부주임으로 이동하면서 4개월째 공석으로 남아있습니다.
마자오쉬 전 대변인이 유엔주재 중국 대사를 맡게 되면 전임 대사들의 신중한 처신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시진핑 외교'를 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덩샤오핑 이후 중국 지도자들이 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키우는 '도광양회'의 외교 전략을 채택했다면, 시 주석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주 인민일보는 1면에 "지정학적 질서가 빠르게 변화하는 역사적 기회를 잡아 강대국으로 부상하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만든 리더십 공백을 채우자"는 공격적인 논평을 실었습니다.
베이징의 국제문제 전문가인 팡중잉은 "시 주석은 분명 덩샤오핑 이후 지도자들과 자신을 차별화해 국제무대에서 더욱 큰 목소리를 내기를 원한다"면서 "유엔 대사는 시진핑의 이러한 '글로벌 야심'을 실현하는 직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자오쉬 전 대변인의 전력에 비춰볼 때 이러한 '외교 굴기'의 선봉장을 맡기에 적임자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는 2010년 외교부 대변인 시절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가 국가전복죄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중국에는 반체제 인사가 없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헤이룽장성 출신인 마자오쉬는 베이징대학에서 국제경제학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7년부터 외교부에서 일했습니다.
1994년에는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등 많은 외교부 엘리트들이 밟았던 전철을 따라 런던정경대학으로 유학을 떠나기도 했습니다.
2009년부터 외교부 대변인을 맡았으며, 2011년 외교부 부부장(차관급)으로 승진해 인권, 군축, 국제경제 등을 맡았다.
2013년 호주주재 중국 대사를 맡은 데 이어 2016년부터 제네바대표부 대사를 역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