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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비아 대통령, 코소보 방문…"역내 안정 위해 최선"

코소보 북부에서 세르비아계 온건파 유력 정치인이 최근 암살되며 세르비아와 코소보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이 코소보를 방문해 역내 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삼엄한 경계 속에 미토로비차 등 세르비아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코소보 북부 지역에 도착, 이틀 간의 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미토로비차는 지난 16일 세르비아계 정치인인 올리베르 이바노비치(64)가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한 곳이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바노비치의 암살 이후 현지 세르비아계 주민들의 불안을 완화시킬 목적으로 이곳을 전격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현지 세르비아 정교회 수도원을 찾은 뒤 이바노비치가 공격을 받고 쓰러진 미트로비차의 SDP 당사 앞에 헌화하며 고인을 기렸다.

그는 미토로비차 인근의 세르비아계 마을인 바니스카에서 세르비아로 중계된 TV 연설에서 "세르비아는 평화를 원할 뿐 아니라,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우리는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 주민 모두에게 지속적인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수십 년, 아니 수백 년 된 갈등을 풀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바니아계 이슬람 교도가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는 코소보는 1990년대 말 옛 유고연방이 해체될 때 세르비아에서 분리 독립하려다 세르비아의 '인종청소'로 수 만 명의 사망자와 난민이 양산되는 참혹한 내전을 겪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이 세르비아를 공습하면서 1999년 내전이 종식됐고, 코소보는 유엔의 개입으로 세르비아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코소보는 이후 2008년 독립을 선포했으나 세르비아는 이를 인정하지 않은 채 세르비아계 주민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코소보 북부 지역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나란히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고 있는 두 나라는 EU 가입을 위해서는 화해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EU의 중재에 따라 2011년부터 관계 정상화를 위한 회담을 시작했으나, 해묵은 갈등은 쉽사리 풀리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평소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 주민들 간 관용과 화해를 강조하던 이바노비치의 암살로 양국 관계가 더 경색될 조짐을 보이자 부치치 대통령은 사태의 악화 가능성을 조기 차단하고, 동요하는 세르비아계 주민들을 안정시키려 이 지역을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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