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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12월 사상 최단 햇볕…겨우 6분 쬈다

'12월 한 달 햇볕 쬔 시간이 겨우 6분.' 러시아의 겨울을 온몸으로 껴안으려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과 짧고 어두운 나날이 특징인 러시아의 겨울 날씨를 접하고 우울해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올해 겨울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는 너무나도 짧은 일광(日光) 시간 탓에 그 어느 때보다 우울했다.

러시아 기상 당국이 일조량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후 지난해 12월 모스크바는 월간 기준으로 가장 어두웠던 달이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전했다.

월 일조량이 3시간에 그쳤던 2000년 이후 가장 일조량이 적었다.

모스크바의 월 일조량은 평균 18시간이다.

러시아 관영 타스 통신에 따르면 로만 빌판드 러시아 기상청장은 "모스크바 일조량 얘기를 들으면 누구든지 내가 왜 우울증에 시달렸는지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일조량 이외에 경제난과 교통체증 등으로 마음이 울적한 상태다.

여기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조만간 6년 임기를 더 수행할 것이라는 예상도 시민들을 우울하게 만든다고 뉴욕티임스는 전했다.

모스크바 일간 '모스콥스키 콤소몰레츠'은 이례적으로 부족한 일조량으로 정신과 의사를 찾는 모스크바 시민들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소셜네트워크(SNS)에는 비난 섞인 반응들이 숱하게 올랐다.

지난해 12월의 이런 별난 날씨는 유달리 차갑고 습한 여름 이후 찾아왔다.

지난해 6월 날씨 탓에 우울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정신병 치료 상담 전화가 2016년 같은 기간보다 14%나 증가했다.

빌판드 청장은 강하고 습기가 많은 바람을 동반하면서 구름층을 두텁게 만든 대서양의 따뜻한 '기단'(air masses)이 모스크바 지역을 지속적으로 뒤덮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12월 모스크바의 평균 기온이 거의 6도 올랐다.

이에 반해 러시아 극동 사하공화국의 경우 따뜻한 기단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데다 세찬 바람이 휩쓸면서 기온이 사상 최저치로 곤두박질쳤다.

이로 인해 수백 개의 각급 학교들이 휴교에 들어갔고 대중교통의 발이 묶였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극한 지역의 경우 기온이 영하 65도까지 급락한 가운데 지난주 2명이 혹한으로 목숨을 잃었다.

야쿠티아 수도 야쿠츠크에서 살짝 언 눈썹을 하고 있는 한 시민의 모습을 담은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런 혹한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인들은 오는 19일 공현대축일(Epiphany)을 맞아 차디찬 얼음물 속으로 풍덩 뛰어들어가는 행사를 진행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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