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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 가상계좌로 수수료 22억 챙긴 은행

가상화폐 거래 가상계좌로 수수료 22억 챙긴 은행
은행들이 가상화폐 거래를 가능하게 하는 가상계좌를 가상화폐 거래소에 제공한 대가로 지난해 수수료 수익 22억 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실에 제출한 가상통화 취급업자에 대한 은행 수수료 수익 현황을 보면 농협은행과 기업은행,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산업은행 등 6개 은행의 지난해 가상통화 거래소 관련 수수료 수입이 22억 2천100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는 2016년의 6천100만 원 대비 36배로 늘어난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6개 은행의 가상화폐 가상계좌 잔고는 322억 원에서 2조 670억 원으로 64배로 폭증했습니다.

이 같은 수수료 수입은 사실상 가상화폐 거래자들이 은행에 낸 돈입니다.

시중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는 대신 거래소로부터 입금 건당 200~300원씩 수수료를 받고 있지만, 거래자가 자금을 출금할 때 거래소에 더 비싼 수수료 낸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거래자가 은행 수수료를 부담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국내 한 대형 거래소는 1천만 원 이하 출금에 건당 1천 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10만 원을 출금하든 1천만 원을 출금하든 수수료 1천 원을 내고, 10만 원을 두 번 출금하면 1천 원씩 두 번 수수료를 내는 방식이므로 거래소는 은행에 내는 가상계좌 입금 수수료 이상을 벌어들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은행들은 가상계좌라는 인프라를 제공하는 대가로 지난해 가상화폐 거래가 폭증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은행 담당자는 다른 업무와 함께 가상계좌 업무를 보고 있고 가상계좌 시스템도 은행의 전체 시스템에 포함돼 있어 별도의 유지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지난해 수수료 수입을 가장 많이 벌어들인 은행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이었습니다.

최근 거래소 업비트에 가상계좌를 준 기업은행은 가상계좌 수수료를 건당 300원으로 책정해 총 6억 7천500만 원 수입을 벌어들였습니다.

빗썸과 코인원에 가상계좌를 내준 농협은행의 수수료 수입도 6억 5천400만 원에 달했습니다.

빗썸과 후발 거래소 4곳에 가상계좌를 제공한 신한은행 역시 연간 6억 2천100만 원의 수수료 수입을 벌어들였습니다.

국민은행의 수수료 수입은 1억 5천100만 원, 산업은행이 6천100만 원, 우리은행이 5천900만 원 순이었습니다.

은행들은 지난해 말 정부 대책에 따라 가상계좌 신규 발급과 기존 가상계좌의 신규 회원 추가를 차단했으며, 기존 거래자는 실명 전환할 계획입니다.

박용진 의원은 "그간 은행들은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수수료 수익을 챙기면서도 고객 보호차원에서는 나 몰라라 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은행 자체적인 보호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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