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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피아 악명 이탈리아 나폴리, 청소년 범죄단 활개 '골머리'

마피아의 분파인 카모라의 근거지로 악명 높은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가 근래 들어 미성년자들이 포함된 일명 청소년 범죄단까지 활개를 치는 통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17일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마르코 민니티 내무장관은 지난 16일 나폴리에서 현지 사법 당국 관계자들을 불러 모은 가운데 일명 '베이비 갱' 사태를 논의하는 긴급 안보 회의를 주재했다.

나폴리 일대에서는 작년 10월 이래 미성년자들이 상당 수 포함된 10대 청소년 범죄단이 수 십 건의 폭행, 협박, 강탈 등의 행위를 일삼고 있어 도시 전체에 충격을 안겼다.

이들은 전기 스쿠터, 장난감 권총, 쇠사슬 등으로 무장한 채 떼로 몰려다니며 주로 또래를 겨냥해 욕설을 내뱉고, 무차별적으로 폭행을 가하는가 하면, 휴대전화와 현금을 비롯한 금품을 빼앗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가운데 지난 주 폭행을 당한 15세 소년은 비장을 제거했고, 16세 소년은 지난 달 하순 10대 소년 범죄단이 휘두른 흉기에 목을 찔려 수 주 간 병원 신세를 질 만큼 이들은 나이에 걸맞지 않은 잔혹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민니티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베이비 갱'은 테러리스트들의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강력한 단속을 천명했다.

그는 "이들의 행위는 용인할 수 없는 폭력"이라며 경찰 100명을 즉각적으로 증원해 이들의 일망타진에 나서는 한편 나폴리 일대의 주요 거리에 대한 순찰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17일 나폴리 시민 2천명은 최근 빈발하고 있는 10대 소년 범죄단의 폭력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주 청소년 범죄단의 폭력에 비장을 제거한 소년 가에타노를 지칭해 '우리 모두가 가에타노' 등의 글귀가 적힌 푯말을 흔들며 행진했다.

일부 참가자는 청소년 갱단이 카모라를 다룬 TV 시리즈 '고모라'를 모방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일각의 견해에 반발한 듯 '고모라 책임이 아니라, 국가 책임'이라고 쓴 인쇄물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탈리아 언론은 나폴리에 청소년 범죄단이 활개를 치는 현상을 나폴리에 견고히 뿌리내리고 있는 마피아 조직과 연결지어 해석하고 있다.

1990년 이래 이탈리아 정부가 전개한 마피아 단속 작전이 효력을 발휘하며 대다수 카모라의 지도부가 구속·투옥되자 마피아 조직이 성인뿐 아니라 10대 소년들까지 조직원으로 포섭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 '베이비 갱'이 반드시 마피아 조직 범죄단과 연계돼 있는 것은 아니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나폴리 소년 법정의 마리아 데 루첸버거 검사는 "일부 청소년 마피아들도 있지만, 단지 자신들의 존재를 과시하기 위해 아무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하는 어린 청소년들도 있다"며 '베이비 갱'이 활개를 치는 현상의 이면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사회복지 서비스의 결여가 자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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