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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기기 어려운 '건강'…일상 속 지키는 방법은?

<앵커>

건강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일주일에 한두 시간 강도 높은 운동을 하라는 게 의사들의 조언입니다만, 이게 참 지키기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운동을 해야 할지 남주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남 기자는 평소 운동을 어느 정도 하시나요?

<기자>

직장 생활하다 보니 운동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잘해야 한 주에 한 시간 정도 하는 것 같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가 18세에서 64세 청장년층은 중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한 주에 150분 이상하거나 더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을 최소 75분은 해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거든요.

하지만 저부터도 이 최소한의 기준도 충족을 못 시키다 보니 자괴감도 들고 불안감이 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노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WHO가 65세 이상 노인에게도 청장년층과 거의 유사한 운동량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수영 같은 유산소 운동을 중간강도로 150분 또는 더 강도를 높여 75분씩은 하라는 겁니다.

세계보건기구 지침대로 힘들여 운동하면 사망 위험을 가장 많이 낮출 수 있지만, 상당수 노인이 이렇게 운동하긴 어렵습니다.

<앵커>

권고안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운동하기를 포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겠는데요?

<기자>

WHO 권고안에 노인들이 150분, 75분씩 운동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노인들의 능력과 컨디션이 허락하는 만큼만 하라고 돼 있지만, 참 막연합니다. 그래도 절대로 운동 포기하지 마시라고 어르신들께서 꼭 기억하셔야 할 연구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특별한 운동을 하지 못하더라도 일상적인 활동, 집안일만 꾸준히 해도 사망 위험을 상당히 낮출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77살 윤길자 씨의 경우도 따로 시간을 내 운동하진 않지만, 특별히 아픈 데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쌀을 씻어 밥을 안치고, 집 안 구석구석 청소하다 보면 활동량이 제법 많습니다.

[윤길자/77세 : 빗자루로 쓸거나 그런 건 좀 힘들어서 밀대로 밀어 가면서 청소하고, 밥 같은 것도 다 내 손으로 해 먹고 대신 계단을 이용하고, 병원에서 안내 봉사를 하는 것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앵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시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이런 일상적인 활동들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말씀이시네요?

<기자>

그렇습니다. 설거지, 청소 이런 집안일도 꾸준히 하면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미국 버팔로대 연구팀이 63세 이상 여성 6천여 명에게 특수 장비를 채워 어떤 활동을 얼마나 하는지 활동량을 재고 3년 넘게 추적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소소한 집안일을 하루 30분씩만 꾸준히 해도 사망 위험이 12%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여기에, 하루 30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만으로도 사망 위험은 39%나 줄었습니다.

의사들 입장에서도 이번 연구 결과가 상당히 반갑다고 합니다. 잘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 환자들에게도 좌절하지 말고, 조금씩이라도 움직이세요, 이런 이야기를 충분한 근거를 갖고 할 수 있게 됐다는 겁니다.

[신현영/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나 무릎 아파서 운동 못 해, 뭐해서 운동 못 해 이러는 분들, 그러면 앉아서라도, 서서 스트레칭이라도 하고 간단한 거라도 하시면 도움이 된다고 권고할 수 있는 근거가 생겼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겁니다.]

<앵커>

지금까지는 일과 운동은 그 효과가 전혀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아니네요?

<기자>

세계보건기구가 신체 활동의 예로 든 것 중에 집안일이 포함돼 있긴 했지만, 얼마나 해야 하는지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대개 설문조사로 운동 행태와 건강 상태를 평가했기 때문에, 조사하는 사람이나 조사에 응하는 사람이나 집안일 같은 일상적인 활동은 운동으로 치지도 않고 효과 측정도 이뤄지지 않은 겁니다.

[신현영/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집에서 빨래하고 설거지하고 이런 것들은 운동으로 생각을 안 해서 주관적인 자기 설문조사를 하면은 나는 운동을 안 한다, '제로'라고 쓰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 연구에서는 기계를 활용해 직접 활동량을 측정한 거라서, 이런 소소한 활동도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고, 기력이 없다고 누워 있거나 앉아서 TV만 보는 사람들과 꾸준히 움직이는 사람들의 건강 상태는 확실히 다르다는 걸 밝혀낸 겁니다.

이번 연구는 고령의 여성들을 대상으로 진행됐지만, 남성들에게도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평소에 노부부가 집안일을 나눠서 하고 어떻게든 몸을 움직이도록 신경 쓰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앵커>

그게 돕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일이네요. 남주현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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