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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VS방탄 팬들의 날 선 공방, 성숙한 팬문화가 아쉽다

엑소VS방탄 팬들의 날 선 공방, 성숙한 팬문화가 아쉽다
한류 대표 아이돌그룹 엑소와 방탄소년단. K팝으로 국위선양하며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이들이지만, 잘못된 방식으로 팬덤을 표현하는 일부 팬들의 볼썽사나운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아이돌계 제왕’으로 군림해온 엑소와 국내외 각종 기록을 새로 쓰며 훌쩍 성장한 방탄소년단. 두 그룹을 따르는 어마어마한 팬덤이 한국 가요계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력은 분명 칭찬할 만하지만, 일부 팬들 사이에는 불필요한 감정싸움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주말, 두 팬덤 사이에 서로를 비하했다는 주장이 일며 온라인이 한차례 시끄러웠다. 사건의 발단은 방탄소년단의 일부 팬이 엑소 팬을 비하하는 말을 내뱉은 영상이 온라인에 퍼지면서부터다.

지난 12일 밤,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앞에는 이튿날 콘서트를 여는 방탄소년단의 굿즈를 사기 위한 팬들이 밤샘 줄을 섰다. 이 때 한 팬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줄서기 현장을 생중계했는데, 영상에는 경호원들과 팬들 사이에 질서가 흐트러지며 화가 난 일부 팬들이 격한 말을 내뱉는 모습이 담겼다. 이 팬들이 소리친 말들 중에는 “탈덕해라 에리같은 X”, “인성 에리 씨X”과 같은 욕설 섞인 말들과 “감자농사나 져라” 등의 표현이 있었다.

이를 본 엑소 팬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여기서 ‘에리’라는 말은 엑소의 팬클럽 ‘엑소엘’을 지칭하는 것이고, ‘감자’라는 표현은 엑소 멤버 중 한 명을 조롱해서 부르는 말이기 때문. 영상을 본 엑소 팬들은 방탄소년단의 팬들만 모여있는 현장에서 난데없이 엑소팬과 엑소 멤버 이름이 욕설로 사용됐다는 점에 문제를 제기했다.

일이 커지자 해당영상은 삭제됐고, 문제발언을 했다고 밝힌 방탄소년단 팬이 SNS에 사과글을 올렸다. 이 팬은 “소수 엑소엘 분들의 잘못된 행동을 보고 갖게 된 악감정 때문에 그 소수가 아닌 엑소엘 분들까지 모두 욕한 것 같다”며 “아무 관련도 없고 가만히 있던 타팬덤을 언급하여 불편함을 드린 점 너무 죄송하다”라고 전했다.

사과글이 올라왔지만 감정싸움은 여전하다. 이번 일에 대한 글이나 관련 기사 댓글, 또 SNS에는 양쪽 팬들의 공격적인 글들이 가득하다. 엑소 팬덤에선 “엑소팬은 이번 일의 일방적인 피해자”라며 억울해하고 있고, 방탄소년단 팬덤에선 “이미 사과도 했고, 아미(방탄소년단 공식 팬클럽 이름)를 ‘암’이라고 조롱하던 게 누군데”라며 날선 감정을 드러내고 있다.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며 양측의 갈등이 쉽게 봉합되지 않는 모양새다. 반면, 일부 팬들의 극성에 모든 팬이 싸잡아 욕먹는 분위기가 속상하다는 내용도 많다.

엑소와 방탄소년단은 엄청난 팬덤을 갖고 있는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다. 팬들은 멤버들의 생일 때나 재해가 일어났을 때, 팬클럽의 이름으로 사회에 기부하며 선행에 앞장선다. 단순히 가수를 좋아하는 것을 넘어, 팬덤이 과거에 비해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로 성장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 팬들간의 다툼처럼, 여전히 아쉬운 점들이 많다. 엑소와 방탄소년단의 일부 팬들이 보여준 이런 불필요한 감정싸움은, 각자가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다. K팝의 세계적 성장을 이끈 팬들답게, 성숙한 팬문화가 필요하다.

(SBS funE 강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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