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연(한국명: 연상엽), 존 조(한국명:조요한), 성 강(한국명:강성호), 윌윤리(한국명:이상욱), 대니얼 대 김(한국명:김대현) 등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수많은 한국계 미국인 배우들은 하나같이 영문 이름과 한글 성을 활동명으로 사용한다. 하지만 이기홍은 데뷔 후 줄곧 한글 이름을 활동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기홍은 오랫동안 확고한 소신을 밝혀왔다. 2015년 '아이엠 캠페인' 영상에서 이름에 관한 자신의 가치관을 피력하기도 했다.
당시 이기홍은 "영어 이름으로 바꿀까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우조 아두바'라는 배우가 한 토크쇼에서 한 말을 듣고 생각을 바꿨어요"라면서 "우조는 본인의 어머니에게 "엄마 저 이름 바꾸고 싶어요. 아무도 제 이름을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단 말이예요"라고 토로했다고 해요. 그때 그분의 어머니가 "세상 사람들이 도스토예프스키나 차이코프스키를 발음할 수 있는 걸 보면 네 이름도 충분히 발음할 수 있을 거야"라고 하셨대요. 그 말이 저에게 와 닿아서 혼잣말로 '그래 바로 그거지! 다른 사람을 위해 굳이 내 본명을 바꿀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그냥 제 자신을 당당히 나타내는 거죠."라고 말했다.
더불어 쿠바 출신의 LA 다저스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예로 들면서 "그 이름은 어디 발음하기 쉬운가요? 그래도 사람들이 제대로 발음하잖아요. 왜냐하면 푸이그가 야구를 정말 잘 하고 유명하니까요. 그리고 저는 매사에 무엇이 됐든 간에 제 스스로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게 열심히 하려고 해요. 물론 바뀌는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리더라도 말이죠."라고 부연했다.
할리우드에서 이방인이자 소수인 아시아계 배우들의 좁은 입지와 어려움을 밝히면서 희망적인 다짐을 전하기도 했다.
이기홍은 지난 2016년 영화 '특별시민'을 통해 한국 영화계에 데뷔했다. 최근에는 '메이즈 러너:데스 큐어' 개봉을 앞두고 내한하기도 했다.
(SBS funE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