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러시아 추락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 사고 원인은 폭발"

폴란드 정부가 2010년 러시아 서부 스몰렌스크 지역에서 발생한 레흐 카친스키 폴란드 대통령 전용기 추락 사고 원인을 폭발 때문이라고 수정 발표했습니다.

사고로 숨진 카친스키 전 대통령의 쌍둥이 형제 야로슬라프 카친스키가 이끄는 집권 '법과 정의당'이 재조사를 통해 내린 이 같은 결론은 조종사 실수와 악천후 등을 주요 사고 원인으로 지목했던 기존 폴란드 정부와 러시아 측 조사팀 결론과는 크게 다른 것입니다.

폴란드 정부 조사위원회는 현지시간 10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항공기 사고 조사 분야 국제 전문가가 모든 자료를 검토한 결과 사고 여객기의 왼쪽 날개가 내부 폭발로 파손됐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위원회는 "폭발 지점이 날개와 동체 중앙 버팀대 두 군데였다"고 지적하면서 "지상 자작나무와의 충돌은 일차적 날개 파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카친스키 당시 대통령 내외와 정부 고위 인사 등 96명이 탄 여객기는 2010년 4월 러시아로 가는 길에 스몰렌스크 공항 활주로 부근에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카친스키 대통령을 포함한 탑승객 전원이 숨졌습니다.

카친스키 일행은 제2차 세계대전 때 2만여 명의 폴란드인이 러시아 비밀경찰에 의해 처형당한 이른바 '카틴숲 학살' 70주년 추모식에 참석하려던 길에 변을 당했습니다.

폴란드 정부 조사위원회는 사고 이듬해인 2011년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기상 조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고기가 허용치 이하의 낮은 고도를 유지하며 빠른 속도로 비행한 것이 주요한 추락 원인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또 러시아 관제사가 여객기가 정상 항로를 벗어난 상태에서 착륙을 시도하고 있음을 조종사에게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고, 스몰렌스크 공항 측이 기상 관측을 제대로 못 해 안개가 낄 것이란 기상 정보를 조종사에게 사전에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도 사고 원인이 됐다며 러시아 측 실수도 지적했습니다.

러시아는 이에 앞서 발표한 자체 보고서에서 조종사들의 경험 부족과 사고기에 탑승한 폴란드 고위 인사들의 압박에서 비롯된 무리한 착륙 강행이 추락 원인이라며 폴란드 측의 잘못을 거론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