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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공사판으로 변한 달성습지…습지 동물도 위협

<앵커>

국내 최대 맹꽁이 산란지인 달성습지가 대구시 '달성습지 탐방나루사업'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공사 과정에서 습지를 훼손하고 있어 복원인지 파괴인지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현호 기자입니다.

<기자>

낙동강 일대 가장 광활한 내륙 습지인 달성습지가 거대한 공사판으로 변했습니다. 왕버드나무 등 수목들은 중장비에 부서지거나 잘려 나갔고 습지 동물들의 서식처인 물웅덩이는 주차장 부지로 매립됐습니다.

2012년 환경단체가 이식한 뒤 군락을 이뤘던 산림청 멸종위기식물 창포도 중장비에 밀려 자취를 감췄습니다.

[석윤복/달성습지생태학교 운영위원장 : 창포가 최소한 5천에서 1만 본이 넘습니다. 공사 감독관실에 이야기를 했습니다. 보호 요청을 했죠. 그런데 그 이튿날 와서 보니까 다 사라지고 없는걸요. 무시해버린 거죠.]

제가 있는 이 곳은 멸종위기종인 맹꽁이의 국내 최대 서식지입니다. 당연히 겨울이니 땅밑에서 동면을 취하고 있을 텐데요,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대구시가 최대 3미터 높이의 모래로 덮어 버렸습니다.

황당한 건 매립된 이 곳은 대구시가 2004년 수십억 원을 들여 조성한 폐쇄형 습지 중 하나라는 겁니다.

[우성하/부패방지국민운동총연합 환경위원장 : 폐쇄형 습지 하나는 보시다시피 모래 언덕으로 다 메워져 있습니다. 보호종인 맹꽁이가 지금 잠을 자고 있다는 지역인데 이 많은 모래가 덮어버려서 압사가 되고 산소가 공급이 안 돼서 봄 되면 못 깨어날 수 있다는 거죠.]

대구시는 설계 당시 폐쇄형 습지의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봉환/대구시 건설본부 토목2팀장 : 환경 분야의 전문 자문위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일단 자문위원 의견을 구한 다음에 존치 여부를 확정해서 공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내년까지 달성습지를 관통하는 2km 물길을 내고 습지를 복원하겠다는 대구시, 하지만 무분별한 개발 방식으로 환경 파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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