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남북회담 소식 일제 보도…"북 대표단 파견은 돌파구"

외신들은 오늘(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 시선을 집중했습니다.

미국 CNN 방송을 비롯한 대다수 주요 외신은 현장 소식을 거의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이번 회담이 한반도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될지 주목했습니다.

외신들은 북한이 회담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표단과 응원단 등을 파견해달라는 우리 측 요구를 받아들였다는 소식을 일제히 전하며 깊은 관심을 보였습니다.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의 결정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급속한 진행으로 지난 몇 달간 위기가 고조된 이후 나온 상징적인 돌파구"라고 평가했습니다.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가 남북한 스포츠 교류에서 역사적인 진전이 될 것이라면서 이번 대화에서 한국의 관료들은 북한이 긴장 완화를 위한 미국과의 대화에 관심이 있는지를 탐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습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이번 합의는 지난 몇 달 동안 평양의 핵무기 프로그램으로 긴장이 고조된 이후에 나온 조심스러운 외교적 돌파구라고 평가했습니다.

CNN은 "남북한 관료들 사이의 첫 대면 회동에서 나온 첫 번째 주목할 만한 돌파구"라고 분석했고, 영국 BBC 방송은 "긴장의 몇 달 후에 나온 갑작스럽고 극적인 변화"라고 보도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오늘 회담을 한반도 긴장 완화의 신호를 열렬히 찾고 있는 세계 정상들이 유심히 지켜봤다고 전했습니다.

AP 통신은 이번 대화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갑작스러운 남측과의 관계 개선 추구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대화 움직임에 당장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적지 않았습니다.

AP는 "비평가들은 김정은이 국제사회의 압박과 제재를 약화하기 위한 시도로 서울과 워싱턴의 사이를 갈라놓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블룸버그 통신 등 다수의 외신도 비슷한 취지의 전문가 분석을 전했습니다.

BBC는 한국에서도 이번 결정이 북한의 근본적인 입장 변화라고 믿는 사람은 적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보수적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남죽 대화가 올림픽을 넘어 한국이 원하는 이산가족 상봉 등의 주제로 나아갈 수 있을지가 핵심 질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만약 이번 회담이 올림픽 이상의 합의를 도출하더라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결국 북한과 미국 사이의 직접 대화가 필요하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비서실장을 지낸 조너선 파월이 더욱 광범위한 대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제안을 한 상태라고 복수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습니다.

그러나 올림픽과 남북 대화 덕분에 향후 몇 달 동안 상대적으로 평화가 찾아오더라도, 외교적 기회가 확장되느냐 아니냐에 따라서 올해 중반에는 '심판의 시간'이 다가올 가능성이 있다고 신문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