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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시대 정신의 조각 구현…'걸어가는 사람' 공개

[FunFun 문화현장]

<앵커>

화요일 문화현장, 찾아가 볼 만한 전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권애리 기자입니다.

<기자>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展)' / 4월 15일까지 / 예술의전당 한가람 디자인미술관]

"마침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디뎌 걷는다." 키 188cm, 몸통의 폭은 30cm가 채 되지 않습니다.

비정상적으로 앙상하고 가늘게 파헤쳐진 몸, 그러나 시선만은 정면, 저 너머 미래에 굳건히 닿았습니다.

20세기 현대 예술의 거두 중 한 사람이자 모더니즘 시대 정신을 조각으로 구현한 예술가로 꼽히는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대표작 '걸어가는 사람' 석고 원본의 아시아 최초 공개입니다.

두 번의 세계 대전이 상징하는 문명의 처참한 실패 이후 다시 일어나 걷고 있는 인류의 의지와 고독을 동시에 드러낸 작품으로 평가받습니다.

[유경옥/'자코메티 전' 기획팀장 : (자코메티는) 자신이 느꼈을 때 작품이 죽어 있다고 생각되면 그걸 전부 깨부쉈어요. 자코메티 작품을 보실 때는 특히 그 작품의 눈, 그 눈빛, 시선에 집중해서 보시면 전부 다른 생명력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자코메티의 모델들을 테마로 분류됐습니다. 아내 아네뜨와 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남긴 유명한 작품들과 '그의 유서와도 같다'는 평가를 받는 유작 로타르 좌상 등 120점입니다.

전체 작품 평가액만 2조 1천억 원으로 국내 전시 사상 두 번째로 큰 금액입니다.

타인을 모델로 스스로의 영혼을 조각했던 자코메티의 작품들 앞에서 관객들도 자기 자신을 마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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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지라드, 디자이너의 세계 전(展)' / 3월 4일까지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단순한 듯 다양한 도형과 패턴이 다채로운 색깔로 재치있게 반복되는 원단 디자인과 우리 눈에도 익숙한 목각인형 시리즈.

20세기 중반 미국 모던 디자인의 대표적인 선구자로 이른바 '토털 디자인'의 개념을 정립했던 알렉산더 지라드의 디자인 세계가 소개됩니다.

디자이너 지라드는 남아메리카 등 세계의 민속예술에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전통 민속예술품들에 나타나는 총천연 색채 감각과 조형미를 디자이너가 어떻게 모더니즘으로 소화해 새로운 미의 세계를 구축했는지 살펴보고 그 영향 아래 놓인 현대 인테리어, 내 집의 풍경까지 이어 떠올려보는 재미가 쏠쏠한 전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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