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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에르도안 면전서 "법치주의 지키라" 쓴소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터키 대통령의 면전에서 언론인과 재야학자들에 대한 탄압을 거론하며 "법치주의를 지키라"고 쓴소리를 했다.

아울러 터키 정부의 일련의 정치적 판단들이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프랑스를 방문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엘리제 궁에서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최근 터키의 언론인 투옥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국가들은 테러리즘에 강력히 대처해야 하지만, 동시에 법치주의도 완벽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터키 정부가 2016년 군부의 쿠데타 실패 이후 잇따라 공무원, 기자, 학자 등을 투옥하는 등 정치탄압에 나서는 것을 직설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터키는 2016년 7월 군부의 쿠데타 실패 이후 14만 명이 넘는 공무원을 해임하고 야당 정치인, 학자, 언론인, 사회활동가, EU 회원국 국민을 포함해 5만5천여 명을 체포하는 등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있다.

에르도안의 방불을 앞두고 터키의 인권 문제를 집중적으로 언급하겠다고 공언한 마크롱은 터키 정부의 행동들이 터키의 오랜 염원인 EU 가입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면전에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최근 터키의 상황과 (터키 정부의) 선택들은 EU와의 관계 진전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면서 "우리가 역사의 새로운 장(章)을 열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크롱은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면서 터키의 EU 가입 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가장하는 위선을 떨쳐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크롱의 이 같은 쓴소리에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언론인과 학자들을 잇달아 체포한 것은 그들이 말과 글로 테러를 부추겼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터키의 EU 가입 문제가 지지부진한 것에 대해선 "우리는 54년간 EU 가입을 기다려왔는데 EU는 거절 이유도 대지 못하고 있다. 터키 국민은 지쳤다. 결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결단'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EU는 올해 예산안에서 터키의 인권 유린과 민주주의 훼손을 이유로 터키 관련 예산을 삭감하는 등 EU와 터키의 관계는 냉각 일로에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터키가 시리아 정부에 무기를 은밀히 제공한 것 아니냐는 한 프랑스 기자의 질문에 발끈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도 연출돼 프랑스 등 유럽연합 국가들과 터키와의 냉랭해진 관계를 반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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