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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단 하루 만에 소멸한 1호 태풍 '볼라벤'…3년 만의 1월 태풍

[취재파일] 단 하루 만에 소멸한 1호 태풍 '볼라벤'…3년 만의 1월 태풍
소한을 하루 앞둔 오늘(4일)도 추위 기세는 여전합니다. 올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 충분히 차가운 공기와 겨뤄볼 만하다고 생각을 해도 몸이 자동으로 움츠러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습니다. 한 달 이상이나 추위에 떨었는데도 말입니다.

오늘도 서울 기온은 –8.7℃까지 내려갔고 철원 최저기온은 –14.8℃, 파주는 –14.2℃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강원도 홍천군 내면 창촌리의 기온은 –20.6℃까지 떨어졌습니다. 2018년 새해 들어 가장 낮은 기온입니다.

한반도는 추위에 꽁꽁 얼어 있지만 동남아시아 바다는 한여름 못지않게 뜨겁습니다. 이 때문에 어제 필리핀 서쪽 해상에서는 올 첫 태풍이 발생했는데요, 이름은 '볼라벤'으로 라오스 어로 고원의 이름을 말한다고 하네요.

2018년 1호 태풍 '볼라벤'은 그러나 힘이 매우 약해 태풍의 힘을 오래 유지하지는 못했습니다. 태풍이 발생한 시각이 어제 오전 09시였는데, 만 하루 만인 오늘 09시에 베트남 호치민 동쪽 먼 바다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해진 것이죠. 태풍으로서의 일생이 단 하루에 그친 초단명 태풍입니다.
2018년 1호 태풍 '볼라벤' 진로
1월에 첫 태풍이 발생한 것은 2015년 1호 태풍 '링링' 이후 3년 만입니다. 첫 태풍의 발생 시기는 해마나 많이 다른데 지난 10년 동안의 태풍 기록을 살폈더니 1월 태풍은 모두 세 차례 발생했습니다.

2013년과 2014년 2015년 이렇게 3년 연속으로 1월에 첫 태풍이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가장 이른 태풍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1월 3일에 발생했던 2013년 1호 태풍 '소나무' 였습니다.
1호 태풍 발생일
태풍 '소나무'는 그래도 6일이나 생명을 유지했는데 올 태풍 '볼라벤'은 단 하루만 살았으니 가장 생명력이 짧은 1월 1호 태풍으로 남게 됐습니다. 2014년 태풍 '링링'도 이틀 밖에 살지 못한 단명 태풍이지만 그래도 올 태풍 '볼라벤'보다는 12시간이 긴 36시간 동안 태풍 세력을 유지했습니다.

1호 태풍이 발생하는 시기는 특정 지울 수 없어 제각각입니다. 남태평양의 해수온도가 태풍이 발달할 수 있게 충분히 뜨거워야 하는데 이 조건을 갖추는 시기가 해마다 다르기 때문이죠. 실제로 지난 10년 동안 발생한 1호 태풍을 보면 1월에 발생한 경우가 세 번이고, 3월이 두 번, 4월이 두 번, 5월이 두 번, 그리고 7월이 한 번입니다.

7월에서야 첫 태풍이 발생한 해가 있다는 점이 조금 놀라운데 그 주인공은 바로 재작년인 2016년 7월에 발생한 태풍 '네파탁'입니다. 7월 3일 태풍의 모습을 띠기 시작했는데 7월 10일 중국 푸저우 서쪽에서 소멸했습니다.

대부분의 1호 태풍은 올 1호 태풍 '볼라벤'처럼 약한 소형태풍으로 일생을 마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2016년 1호 태풍 '네파탁'은 매우 강한 중형태풍으로까지 힘을 키워 타이완 섬 남쪽과 중국 남동부 해안 일부에 큰 피해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올 1호 태풍 '볼라벤'이 열대저압부로 약해졌다고 하지만, 태풍이 몰고 온 비바람은 여전히 막강합니다. 베트남 호치민 부근에서 여행을 즐기고 있는 분들은 오늘 내일 날씨에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이동을 해야 하겠습니다.

1월 초에 태풍이 발생했다고 해서 앞으로 계속 태풍이 줄지어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 2013년에는 올해처럼 1월 초에 첫 태풍이 발생했지만 한해 발생한 태풍이 평균치를 조금 밑도는 23개에 머물렀거든요.

그렇지만 필리핀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일부 나라의 경우 1월에도 태풍이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꼭 기억해 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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