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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참사' 얼마나 됐다고…꽉 막힌 비상구 '아찔'

<앵커>

어제(1일) 강원도 강릉에서 촬영한 사진입니다. 새해 첫 해돋이를 보겠다고 경포 해수욕장에 몰려든 차들이 119안전센터 앞에 불법주차를 한 건데요, 어디 불이 나거나 사고라도 났다면 정말 아찔했을 상황입니다. 제천 화재가 발생한 지 불과 얼마 전이지만 이렇게 우리 사회의 안전불감증은 나아진 게 없습니다. 

최근에 서울시는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목욕탕과 찜질방을 불시 점검했더니 세 곳에 한 곳꼴로 비상구를 막아놓는 등 실태가 심각했습니다.

노동규 기자입니다.

<기자>

제천 화재 참사가 발생한 이튿날 서울 소방본부가 한 목욕탕 안전 점검에 나섭니다. 비상구로 통하는 길을 합판으로 막아 버렸습니다.

[서울소방재난본부 단속반 : 지금 나가는 데 하나를 없애버렸잖아요?]

이곳뿐이 아닙니다. 불이 날 경우 급히 대피해야 할 통로를 창고로 쓰는가 하면,

[서울소방재난본부 단속반 : 장애물이 너무 많아요. 사람들이 피난할 때 장애가 될 수 있어요.]

비상구를 아예 잠가놓고는 딴청 피우기도 합니다.

[목욕탕 업주 : 왜 안 열리는지 우리도 이상하네?]  

비상구 유도등이 없거나 망가진 경우는 예사고, 오작동이 시끄럽다며 화재 감지기를 비닐로 덮어놓은 곳도 있습니다.

제천 화재 직후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시내 319개 목욕탕과 찜질방을 점검한 결과, 적발된 위반 업소만도 120곳에 달합니다.

세 곳 가운데 한 곳은 불이 나면 피해를 더 키울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김광희/서울 양천소방서 : (찜질방이나 목욕탕이) 일차적으로 지하에 있는 곳이 많아서 나갈 수 있는 통로는 비상구뿐이잖아요. 장애물을 쌓아놓는다든지 그런 경우는 피난에 어려움이 많죠.]

단속됐던 찜질방 한 곳을 다시 찾아가 봤습니다.

피난통로에 침대를 갖다 놓고 직원 휴식공간으로 쓰고 있습니다. 피난 유도등은 여전히 꺼져 있는 상태. 과태료 처분과 행정조치까지 받고도 여전히 나 몰라라입니다.

[찜질방 직원 : 여기 불이 딱 들어와야 캄캄해도 비상구가 보이고 나간단 말이지. 그런데 이게 불이 안 들어왔잖아요. 이건 이제 건물에서 고쳐야 해요. 위에 사무실에서.]

이용객들은 이런 사실을 전혀 모릅니다.

[찜질방 손님 : 제천 사우나 불난 거 알고 무섭다고 아무리 높아도 2층 건물 아니면 소방서 옆에 있는 데에 갈 거라 그랬더니 언니가 여기는 괜 찮다고….]

반복되는 참사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하면 위험은 계속 되풀이될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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